보호장비 없이 농약 살포 작업…이주노동자 "불임판정"
[앵커]
장마철을 맞아 농촌에선 방제 작업에 한창입니다.
밀폐된 환경에서는 호흡기나 피부를 통해 농약에 노출되면 더욱 위험한데요.
적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은 방독 마스크 하나 없이 작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김예림 기자입니다.
[기자]
장마철 대비에 한창인 한 채소 농장에서 태국 출신 이주노동자 A씨가 농약을 뿌립니다.
얼굴엔 면 스카프 하나뿐 다른 보호장구는 없습니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농약 사용은 굉장히 위험하죠. 농약을 치다가 어지럼증이라든지 여러 가지 신경계 독성이 급성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 같고…"
덥고 습한 여름엔 피부를 통한 농약 흡수가 빨라 더 치명적입니다.
6년 동안 농약 작업을 한 네팔 출신 B씨는 자신의 '불임판정'이 오랜 농약살포 작업 때문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아기가 안 생겨서 병원 가서 검사했어요. 검사했는데, 무정자증이라고 말했습니다."
몸이 아파도 제대로 쉴 수조차 없습니다.
"사장님들이 마스크, 안전복 안 줘요…(아프다고 말했더니) 우리도 몇 년 했어요, 괜찮아요. 조금 아파서 이따가 괜찮아요 라고 말했어요, 사장님이…"
B씨가 일했던 농장입니다.
법인이 아닌 데다 상시 노동자 5인 미만이라 산재보험이 적용되지도 않았습니다.
열악한 작업환경에도 불구하고 고용허가제 탓에 농장을 마음대로 옮길 수도 없습니다.
"만약 농약 살포를 몇 년 동안 한 노동자가 보다 더 안전한 사업장으로 옮기고 싶다면 고용주의 사인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일터 이동의 자유가 거의 없는 것이죠."
연합뉴스TV 김예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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