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을 보다]범행도구 실마리?…30년 미제 ‘개구리 소년 사건’

채널A News 2022-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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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건을 보다, 시작하겠습니다.

1991년 대구에서 실종됐던 초등학생 5명이 11년 뒤 모두 유골 상태로 발견된 사건 일명 '개구리 소년 사건'으로 불리죠.

타살로 결론 났지만 끝내 범인은 못 잡고 지난 2006년 공소시효가 끝났는데요.

30년 이상 미제로 남아있던 이 사건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회1부 정현우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Q1. 정 기자, 개구리 소년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계기가 있죠.

발단은 지난 3월 발간된 한 권의 책이었습니다.

실종 당시 경찰 수사 실무책임자가 소년들의 사인을 저체온증으로 보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산에서 길을 잃고 비까지 맞아 체온을 잃은 소년들이 숨을 거뒀을 거라는 가설을 편 겁니다.

그간 타살로 봤던 법의학자의 결론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라, 온라인에서 사인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점화됐습니다.

Q2. 살해냐 사고냐,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얼마 전 범행 도구에 관한 새로운 주장도 나왔죠?

네, 지난 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개구리 소년 사건에 쓰인 도구를 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공업용으로 쓰이는 전문가용 자인 '버니어 캘리퍼스'를 범행 도구로 지목했는데요.

버니어 캘리퍼스는 길이를 측정하는 용도로 금속 다리 두 개가 달려 있는데 그 뾰족하고 날카로운 끝 부분으로 소년이 공격당했을 거라는 가설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지금은 이 글, 지워진 상탭니다.

Q3. 숨진 소년의 유골에서 외상 흔적이 발견됐었기 때문에 이 글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 것 같아요.

네 실제로 숨진 소년 중 고 우철원 군의 두개골에는 외상 흔적이 25군데나 발견됐죠.

이 가운데 10여 개는 실제로 날카로운 물체에 찍힌 듯한 자국이었는데요.

일부 범죄심리학자도 버니어 캘리퍼스로 공격당해 생긴 흔적이라는 주장 설득력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Q4. 전문가인 법의학자들도 동의하는지, 정 기자가 취재해 봤죠? 

네 결론부터 말하면 신빙성이 낮은 주장이란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버니어 캘리퍼스는 손잡이가 없는데, 이걸로는 사람 머리를 10여 회 내려쳐 목숨을 빼앗기가 쉽지 않다는 건데요.

앞서 유골을 분석했을 때도 두개골에 남은 흔적은 버니어 캘리퍼스에 찍혀 생기는 흔적과는 다르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경찰이 버니어 캘리퍼스를 범행 도구에서 제외한 이유입니다.

[경찰 관계자]
"제보가 있어서 수사본부에서 충분한 수사를 했죠. 두개골에 관련된 손상과 일치하지 않는다…"

Q5. 그렇다면 뭘로 난 상처일까요? 
 
2002년 법의학자들은 '사각형 모양의 예리한 흉기'라는 감정 결과를 내놨습니다.

호미, 드라이버, 송곳 같은 흉기로 돼지 머리에 상처도 내봤는데 사망자의 두개골에 난 흔적과는 달랐다고 합니다.

결국 범행 도구가 뭔지는 지금도 정확히 밝혀지진 않은 상태입니다.

Q6. 숨진 소년들의 유족들은 다시 한 번 가슴이 철렁했겠어요.

네, 제가 고 우철원 군 아버지와 통화를 해봤는데요.

어떤 제보든 감사하다면서도,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우종우 / 고 우철원 군 아버지]
"추측으로 이야기를 했는지 뭘 좀 알고 주위에 이야기를 듣고 그랬는지… 답답하죠. 수사가 좀 됐으면 싶은 생각이 들죠."

경찰은 2019년 미제가 된 이 사건 재수사를 시작했죠.

공소시효는 끝났지만 여러 가설을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받는 방안 등을 포함해 진실 규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죄 없는 소년들이 타살됐는데 범인도 못 잡고 책임도 묻지 못하니 30년 넘는 세월이 지나도록 사람들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거겠죠.

하루빨리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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