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0년 동안 우리 국민에게는 막혀 있는 땅이었던 용산 공원이 내일부터 시민들에게 시범적으로 공개됩니다.
일제시대 벙커부터 미국의 작은 전원도시 같은 풍경까지 볼 수 있습니다.
이민준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신용산역 방면에서 미군 기지 14번 게이트를 통과하면 한순간 과거로 돌아갑니다.
일제 조선군사령부가 썼던 벙커부터 해방 후 미군이 사용한 건물까지 120년 역사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나무 전신주에 지붕마다 벽난로 굴뚝이 있는 장군 숙소는 1950년대 미국 전원 마을과 다를 바 없습니다.
[현장음]
"소화전 뚜껑 부분이 미국 소방수들의 소방 모자 형상입니다."
또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길을 걷다 보면 휘파람도 절로 나옵니다.
대통령실과 마주한 경계에는 조선 시대 석상과 바람개비가 자리 잡고 있고 미국 백악관과 비슷한 검은 펜스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 전망대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거리는 약 410m 정도입니다.
대통령 출퇴근 모습이나 연병장 잔디밭에서의 각종 행사도 볼 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쉴 수 있는 푸드트럭과 노천카페도 있는데 뻥 뚫린 공원에서 바라보는 고층 건물과 서울 도심 풍경은 뉴욕 센트럴 파크 부럽지가 않습니다.
최근 대통령실 바로 옆에 남아 있던 미군 드래곤힐 호텔도 완전히 돌려받는 걸 논의 중입니다.
성사되면 미군기지 남쪽은 100% 시민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하지만 우려도 있습니다.
용산 공원 토양에서 기준치를 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김복환 /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
"(오염을)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겁니다. 토양이 직접적으로 인체에 닿는 부분을 가급적 최소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오염된 곳은 동선에서 제외했습니다."
국토부는 내일부터 하루 2,500명씩 열흘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9월부터는 전면 개방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이민준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조성빈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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