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채 발견된 창신동 노모와 아들에게 국가는 최소한의 삶도 보장해주지 못했습니다.
법에 따르면요. 생활 급여를 신청할 경우 사회복지 공무원이 생활 실태를 조사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작년 말 생활고에 시달리던 모자가 생계급여를 신청했을 때, 누군가 단 한차례만 들여다봤다면 어땠을까요.
서류 상 집 한 채를 가졌대도 직접 눈으로 봤다면 다른 결정이 나오지 않았을까.
서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흘 전 서울 창신동 주택에서 80대 노모와 숨진 채 발견된 50대 아들.
아들은 지난해 12월, 종로구청에 직접 찾아가 긴급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일자리가 없어 생활고를 겪고 있다"며 도와달라 한 겁니다.
구청 측은 기초생활수급 신청을 제안했고 곧바로 신청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두 달 만인 지난 2월, 모자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모자의 추정 사망 시점 약 한달 전입니다.
이들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거주지 방문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구청 측은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 현장조사 최소화 지침이 내려져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종로구청 관계자]
"코로나 하기 전이라고 하면 그 현장에 대해 자료가 맞는지 확인을 하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현장을 나갈 수가 없다."
쓰러져가는 집에 살며 노모가 받은 월 55만 원의 연금이 전부였던 모자.
수급자로 지정 되려면 2인 가족 기준 월 소득이 97만 원을 넘어선 안되는데, 정부가 모자의 재산을 환산해 산정한 월 소득은 310만 원대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수급자 선정 과정이 너무 서류에 의존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김윤영 /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지나치게 공적 전산망 재산을 기준으로 검증하고 (수급 결정) 이후 현장 조사가 진행이 되는 문제점이…"
아들이 구청에 찾아와 보낸 구조요청 신호가 답을 못 받는 사이,
아들과 노모는 차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 박찬기
영상편집 : 조성빈
서주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