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남북 정상, 친서 교환…북한, 전술핵무기 개발 박차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지 기자가 지난주 대담에서 북한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계기로 한 전략도발, 즉 대형 무력 시위가 없었다고 설명하셨는데요.
그런데 바로 그다음 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보도가 나왔습니다.
물론 전략도발은 아니고 전술무기였지만, 어찌 됐든 북한의 행보는 예측할 수가 없는데요.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오늘 대담의 핵심 주제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이번 주에 가장 주목을 받은 이슈는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먼저 친서를 보냈고, 다음 날 김 위원장이 회답 친서를 보내왔는데요.
친서 교환 사실은 어제 청와대 발표와 북한 매체 보도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남북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의 내용과 또 김 위원장이 회답을 보낸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을 먼저 소개하려고 합니다.
북한은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 사실을 보도하면서 '신뢰'를 운운했는데, 그러면서도 한쪽에서는 남측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지난주 토요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었는데, 북한은 이 무기가 전술핵탄두 탑재용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 전술핵무기에 대해서도 살펴볼까 합니다.
다음주 월요일, 4월 25일은 김일성 항일빨치산 부대 창설 90주년 기념일입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후 4월 25일을 그렇게 부각하지 않았던 북한이 올해는 대규모 열병식도 열고, 특별히 이날의 의미를 부각하고 나섰는데, 이러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배경도 짚어볼까 합니다.
[앵커]
먼저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 얘기부터 해보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새벽에 먼저 친서 교환 사실을 보도하자 청와대도 오전 중에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를 확인했습니다.
지 기자. 우선 양 정상의 친서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습니다.
퇴임을 20일가량 앞두고 임기 중 마지막 친서를 보낸 건데요.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안부를 전한다며 "아쉬운 순간들이 벅찬 기억과 함께 교차하지만, 그래도 김 위원장과 손잡고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그동안의 남북관계를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대화를 강조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의 대화가 희망했던 곳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간의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다"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고 남북 협력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이어 "판문점선언, 9·19 평양 선언 등이 통일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며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마음은 함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친서를 받은 김 위원장은 다음날인 목요일 저녁쯤 회답 친서를 보냈는데요.
문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깍듯이 예의를 표했습니다.
이 내용도 직접 들어보시죠.
"김 위원장은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하며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도 남북관계가 더 진전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쉽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 재임 기간 두 사람이 역사적 합의와 선언을 내놓았고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여지껏 기울여온 노력을 바탕으로 남과 북이 계속 정성을 쏟아나간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민족의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한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데, 그동안 당국 간 대화도 없었고,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꽤 오래 지속돼 왔지만, 그래도 문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마무리는 훈훈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존경', '신뢰' 등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진심이겠죠?
[기자]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북한 당국이 보인 행태를 보면 오히려 판을 깬 미국 트럼프 행정부보다 남쪽의 문재인 정부에 더 화가 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북미 간 중재에 실패했다고 화풀이를 하는 것처럼 문재인 정부를 향해 말 폭탄을 쏟아내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도 폭파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남북 경색 국면에서도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문 대통령을 비난한 적이 없습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당국 간에 제대로 된 대화는 한 번도 없었지만,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은 현안이나 사건·사고 등이 있을 때면 자주 친서를 교환해왔습니다.
이번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양 정상이 필요한 때에 필요한 내용의 친서를 교환해왔다고 설명했는데요.
지금까지 공개된 것 외에도 친서가 더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친서 내용이나, 지금까지 계속 친서를 교환한 점이나, 이런 상황을 봤을 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 대해 정이라고 할지, 고마움이라고 할지 그런 마음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8년에 두 사람이 판문점과 평양을 오가며 자주 만났던 추억도 있고, 특히 북미대화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문 대통령의 집념과 노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어제 청와대 발표에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먼저 친서 교환 사실을 보도하면서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깊은 신뢰심의 표시"라고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