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비 폭등 사태가 화물 운송을 하는 노동자들 간 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기름값이 많이 드는 장거리 노선이 기피 1순위가 되다 보니 배차 지역을 두고 노조원들과 비노조원들이 다툼을 벌이는 등 갈등이 고조되는 겁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5일 새벽, 경기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 출고센터 앞.
자동차를 운반해야 할 대형 화물차 여러 대가 공장 정문을 막아섰습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운송 노동자 25명이 파업에 나선 겁니다.
배차 문제를 두고 벌어진 노조원들과의 갈등 때문입니다.
[A 씨 / 노조 미가입 화물 노동자 : 선호 배차는 자기네들이 가겠다, 비선호 배차는 자기들이 가기 싫다 이런 식으로 불공정 배차가 너무 심해서 참지 못하고 있던 와중에 배차를 빼앗긴 사건이 있었어요.]
최근 폭등한 유류비가 갈등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이곳 노동자들은 완성차를 서울이나 인천, 강원 등 수도권 인접 지역으로 운송하는 업무를 맡습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완성차 한 대에 운송비 5만 원을 받게 되는데 공장에서 50km 떨어진 서울 금천구나 거리가 훨씬 더 먼 강북 지역이나 모두 운임이 같습니다.
하지만 거리가 2배 넘게 차이 나다 보니, 1ℓ에 4km인 5톤 화물 운송차 연비 기준으로 유류비는 왕복 5만 원 정도 더 들고 시간도 2배 이상 걸립니다.
이렇다 보니 유리한 배차를 받으려는 과정에서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노노 갈등'으로까지 번지게 된 겁니다.
[B 씨 / 노조 미가입 화물 노동자 : (다른 노동자의) 동의를 얻은 것도 없고, 동의를 구한 적도 없고 저희한테 협의한 적도 없고 그러면 그건 결국 자기네들이 모여서 갑질하는 것밖에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툼이 커지자 회사 측은 이번 달부터 노조와 비노조원 간 '공정 배차' 협약을 맺고 배차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정부도 경윳값 폭등에 대한 대책으로 유류세 30% 인하와 영업용 화물, 버스 등에 유가 연동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유류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탓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장의 볼멘소리와 함께 노동자들끼리 벌이는 생존 경쟁은 더욱 격해지고 있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YTN 김대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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