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교통사고·성폭행범 씌워…공갈·협박 돈 뜯어낸 107명 적발

[앵커]

음주운전 차량을 노려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받아 챙긴 일당 107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보험사기에서 시작한 이들의 범행은 더 대담하고 조직적으로 변해 성관계를 빌미로 합의금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이호진 기자입니다.

[기자]

택시가 골목길을 지나는 순간 자전거가 튀어나와 택시와 부딪힙니다.

우연히 난 사고처럼 보이지만, 이 사고는 모두 조작된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택시로 달려든 사람은 26살 A씨, 그리고 택시에 손님으로 타고 있던 사람은 A씨의 고등학교 동창 B씨 입니다.

B씨가 택시를 타고 가며 사고 장소로 택시기사를 안내했고, 택시가 지나가는 순간 A씨가 고의 사고를 낸 겁니다.

"손님이 가자고 하니까 들어갔는데 나중에 이번에 알고 보니까 두 사람이 친구 관계였다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이들은 택시기사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이들은 지인과 선후배 등을 모아 범행에 가담시켰고, 범행 수법도 대범해졌고 대상도 가리지 않았습니다.

유흥가에서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는 사람을 쫓아간 뒤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잘못을 했고? (사고 날 뻔했고, 제가 운전한 것 때문에 돈 보내드릴게요. 됐죠.) 사장님은 죗값을 받으셔야 해요."

또 여성 지인들에게는 랜덤채팅을 통해 만나 남성과 성관계를 유도한 뒤 강간범으로 몰아 합의금을 뜯어내기도 했습니다.

대전동부경찰서는 공갈 등 혐의로 A씨 등 107명을 붙잡아 이 중 8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6년 7월부터 5년여간 이런 수법으로 40여 명에게 6억 원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치부가 드러나는 거고 사회생활 하는 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를 못 해서…"

경찰은 범죄수익금 가운데 1억 원을 회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고, 충격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상담 치료를 연계하는 등 피해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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