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 울면서…11살 소년 1,200km 나홀로 피난길

연합뉴스TV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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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울면서…11살 소년 1,200km 나홀로 피난길

[앵커]

11살 우크라이나 소년이 엉엉 울면서 피난을 가는 장면이 세계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습니다.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 집을 등진 채 서울에서 부산 거리의 4배인 1,200km를 가야 했던 소년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배삼진 기자입니다.

[기자]

어린 우크라이나 소년이 엉엉 울면서 터벅터벅 길을 걷습니다.

한 손에는 짐을 담은 비닐봉지가, 다른 한 손에는 초콜릿처럼 보이는 박스가 들려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걷고 있는 소년은 매우 힘이 없고 쓸쓸해 보입니다.

이처럼 홀로 피난을 가는 소년의 영상이 해외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충격적이다" "가슴 아프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년의 나이는 불과 11살. 최근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인근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했고, 러시아군의 공세가 거세지자, 아들을 홀로 슬로바키아에 있는 친지 집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신은 몸이 편치 않은 데다, 거동이 불편한 친어머니도 돌봐야 했기에 함께 떠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홀로 남겨둘 수 없었습니다. 그녀는 혼자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을 홀로 슬로바키아행 열차에 태웠어요."

소년은 무려 1,200km를 홀로 이동해 슬로바키아 국경에 도착했고, 그의 비닐봉지 안에는 달랑 여권과 친지 연락처만 들어있었습니다.

슬로바키아 당국은 소년을 돌보면서 친지와 간신히 연락했고, 소년은 덕분에 다시 500km 떨어진 친지의 집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슬로바키아 내무부는 페이스북을 통해 "미소와 용기, 결의를 갖춘 이 소년은 모두의 마음을 얻었다"며 "진정한 영웅"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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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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