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과 동해는 흡사 전쟁터처럼 변했습니다.
이 모든 게 한 명이 저지른 방화 때문이라는 게 더 기가 막힙니다.
불길이 쓸고 간 자리를 강경모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리포트]
언덕 위에 있던 집 수십채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오토바이는 앙상하게 뼈대만 남았고, 마당엔 검게 그을린 가재도구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잔불 정리작업을 하는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지만 흰 연기는 쉼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화마가 휩쓸고 간 집은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졌는데요.
화분도 전부 녹아서 지금은 화분 모양의 흙만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산불의 엄청난 기세에 관광객들이 몰리던 해변가 마을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눈앞이 캄캄합니다.
[채만호 / 산불 피해 주민]
"이렇게 바람 부는 거 이렇게 (불이) 뛰는 거는 처음, 50년 만에 처음이죠. 앞집 아줌마는 이빨(틀니)도 못가지고 그냥 나갔대."
도심까지 밀려온 화마에 맞서 집을 지켜낸 주민은 어젯밤 일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납니다.
[동해시 묵호동 주민]
불이 붙는데 어떻게 대피를 해요. 도로 뛰어와 갖고 그때부터 물을 뿌리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이 집을 건진거예요.
불길이 잡히기까진 아직 기약조차 없는 상황, 산불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지붕에 물을 뿌리며 또다시 긴 밤을 보내야 합니다.
[김강수 / 강원 강릉시]
"(산불) 경험이 있어서 뭐 불났다 이러면 불안해서 지금 잠도 못자고 밥도 못 먹고 그러고 있죠."
졸지에 피해를 당한 주민들은 주변의 관심과 지원을 절실히 바라고 있습니다.
[채만호 / 산불 피해 주민]
"너무 허망하지. 너무 허망해.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 정부에서 어려운 할머니들 좀 살펴주십시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이남교(스마트리포터)
영상편집: 이희정
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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