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전북으로 가보겠습니다.
섬진방 제방이 무너진 남원시 인근 마을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물이 빠지자마자 살던 집을 찾은 주민들, 눈 앞에 보인 광경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산사태 사고도 또 있었습니다.
장수에 있는 산골 마을에 살던 50대 부부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공국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어난 강물이 무너진 제방 쪽으로 밀려듭니다.
어제 내린 집중호우에 섬진강 제방 100여m 정도가 붕괴 됐습니다.
제방 주변 들녘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비닐하우스는 지붕만 보일 정도로 물이 들어찼습니다.
물에 잠긴 도로에선 오토바이 운전자가 힘겹게 물살을 헤쳐나갑니다.
무너진 제방 주변 6개 마을은 폐허로 변했습니다.
[공국진 기자]
"벽과 담벽락에는 물이 찼던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는데요. 제 키가 178센티미터인데, 제 키보다 훨씬 높이 물찬 자국을 보면 침수피해가 얼마나 심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집안은 폭격을 맞은 듯 난장판이 됐고, 냉장고와 농기계 등은 성한 것을 찾기 힘들 정돕니다.
[김동섭 / 침수 피해 주민]
"난장판입니다. 그야말로, 냉장고 자빠져 있고, 장롱도 넘어져 있고,쓰레기장이네요. 오후 1시부터 저 둑이 터지면서 이쪽으로 쏠린 거죠."
마을 주민의 공동 화장실은 무너져 내렸고, 축사를 빠져나온 소와 돼지는 마을을 돌아다닙니다.
다른 마을에는 물이 빠지지 않아 들어갈 엄두조차 못냅니다.
[최기범 / 침수 피해 주민]
"마을이 침수돼서 들어가지도 못하고 구경하고 있네요. 내가 태어난 뒤로 처음인 것 같습니다."
주택이 있었던 자리에 황토 흙만 가득합니다.
목조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서졌습니다.
어제 오후 4시 42분쯤 장맛비로 인한 산사태로 토사가 주택을 덮친 겁니다.
산사태 당시 주택에 머물던 50대 부부는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부부는 3년 전 인천에서 공직 생활을 마치고, 인생 2막을 위해 이곳으로 귀농했습니다.
[심순옥 / 전북 장수군]
"엄청 친하고, 우리 집도 놀러 오고, 아저씨도 저한테 엄청 잘해주시고 그랬어요. 속상해요."
이번 비로 전북에서만 2명이 숨지고, 주택 500여 채가 침수돼 17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