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지 한 달 된 한국 국적 쌍둥이 아기가 여권을 발급받지 못해 수 킬로미터를 걸어서 간신히 국경을 넘었습니다.
한국 대사관에 여권 발급을 요청하고 국경을 넘도록 지원해달라고 호소했지만, 대사관 측은 도움은커녕 교민 명단에서조차 빠뜨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준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람들이 철문에 새까맣게 모여 웅성거리고.
주변에선 총소리와 비명도 들립니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27일 새벽,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 검문소.
임 모 씨의 부인이 한 달 전 태어난 쌍둥이 딸과 아들을 데리고 가까스로 국경을 넘은 곳입니다.
우크라이나 국적인 임 씨 부인과 달리 쌍둥이 자녀는 한국 국적을 갖고 있었지만, 여권이 없었습니다.
러시아군의 진격 소문을 듣고 검문소로 향한 임 씨 부인이 무작정 호소한 끝에 운 좋게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임 모 씨 / 한국 거주 : 국경 근처부터 한 6∼7㎞ 걸었다고 하더라고요. 유모차를 끌고, 장모님이랑. 거기서부터는 연락을 못 했어요.]
임 씨 가족이 무작정 국경으로 향하는 '도박'을 한 건 대사관으로부터 여권도, 도움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권은 현지 대사관에 대면으로 신청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임 씨 가족은 우크라이나에 전운이 감돌자 2주 전부터 출국할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확진돼 버렸습니다.
거주지인 체르니우치에서 대사관이 있는 키예프까지는 열차로 12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
아픈 몸을 이끌고 가기도 어려운데 결국, 전쟁까지 터졌습니다.
[임 모 씨 / 한국 거주 : 아기들도 있고 아내도 있고. 가족이 거기 있고 저는 한국에 딱 떨어져 있는데, 손 쓸 수도 없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니까 대사관에도 물어보고 했는데 결과가 없고 결론이 안 나더라고요.]
한국에 혼자 거주하던 임 씨는 전화에 휩싸인 키예프를 방문하지 않고 자녀들이 국경을 넘을 방법을 찾아달라고 호소했지만, 대사관에선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키예프 방문이 어려우면 '안전한 곳에서 우크라이나 여권을 발급받을 방법을 찾아보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두 아이는 한국에서 출생신고를 마친 엄연한 한국인인데도 외교부의 교민 집계에서조차 빠져 있었습니다.
한국에선 외교부에, 현지에선 대사관에 수차... (중략)
YTN 이준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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