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20m 폭포 빙벽 고립…등반객 2명 밤샘 구조
[앵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설악산 토왕성폭포에서 빙벽등반을 하던 40대 등반객 2명이 300m 높이에 가까운 허공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과 살을 파고드는 추위로 자칫 큰 사고가 될 뻔했지만 밤샘 구조작업을 벌인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산악구조대원들이 헬기에서 내려 빙벽 정상부로 이동합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조명에 의지해 빠른 속도로 얼음벽을 내려옵니다.
지난 11일 자정쯤 설악산국립공원 토왕성폭포 정상부에서 40대 등반객 2명이 고립돼 소방당국이 구조에 나섰습니다.
폭포 전체 길이 320m 가운데 한 명은 280m 높이에, 나머지 한 명은 260m 지점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하강을 할 때 쓰는 줄이 얼음 틈에 끼면서 오도 가도 못하게 된 겁니다.
헬기 접근이 어려워 구조대원 2명을 투입해 지상까지 함께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다친 곳이 없어 따뜻한 음료와 보온복으로 체온을 회복하고 하강을 시작했습니다.
한 발 한 발 내려오기를 6시간, 구조대원 2명과 사고자 2명 모두 무사히 땅을 밟았습니다.
이들은 전날 오후 7시쯤 사고를 당했는데 4시간 넘게 허공에 매달려있다 뒤늦게 소방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다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일찍이 신고를 오히려 해줬더라면 좀 더 저희 대원들한테도 좋은 상황이었을 것 같고 이분들도 체력적으로도 더 아낄 수 있었을 것 같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이들은 강원도소방본부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남겼습니다.
소방당국은 겨울철 산행은 체력과 기상 여건을 고려해야 하고 반드시 해가 지기 1시간 전에 하산을 마쳐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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