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상황실] D-30 '혼전'에 빨라진 단일화 시계…안철수 "노무현의 길 간다"
생생한 대선 현장 상황 전해드리는 대선상황실, 시작합니다.
20대 대선, 이제 딱 30일 남았습니다.
설 연휴 이후에도 이재명·윤석열 후보 간 혼전 양상이 이어지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이제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일단, 국민의힘 선대본 입장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후보님께서도 단일화를 배제하지 않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보면 되나) 물론이죠, 예. (단일화) 마지노선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것하고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어제까지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초박빙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해야 한다, 단일화를 언급할 때가 됐다"는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언론 인터뷰가 나가자, 권영세 본부장은 바로 "개인 의견일 뿐 선대본 입장과 아무 관련이 없다", "선대본은 단일화에 대해 거론한 적 없다"고 각을 세웠습니다.
국민의힘에선 독자 승리를 외치는 '자강파'와 단일화를 요구하는 '통합파'가 논쟁을 벌여왔는데요,
단일화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오늘 보도된 윤석열 후보 발언을 기점으로, 단일화 시계가 빠른 속도로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없습니다.
과거 단일화 사례를 보면 대선 D-45일 전후로 단일화에 합의하고, D-25일 전후론 단일 후보가 정해졌습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는 대선을 24일 앞두고 이뤄졌습니다.
대선 46일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단일화를 제안하고선 치열한 룰 싸움을 거쳐 단일화 확정까지 20여 일이 걸렸습니다.
2012년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대선 26일 전 매듭 지어졌습니다.
대선 43일 전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단일화 방식에 협의하는 데 실패하고 안철수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습니다.
두 사례 모두 단일화 합의 이후 결론이 나기까지 20일 정도가 걸린 겁니다.
지금은 후보 등록 마감까지 딱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실적으로 이때까지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데, 그렇다면 투표용지에 기호 2번 윤석열, 기호 4번 안철수가 인쇄됩니다.
다음 마지노선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 인쇄일 전 단일화되면 사퇴한 후보 기표란에 '사퇴'라는 붉은 글자가 찍힙니다.
지금 당장 협상을 시작해도 촉박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단일화 방식에 대해 여론조사가 아닌 '일대일 담판' 방식도 거론됩니다.
"(단일화) 협상을 시작하면 진흙탕 싸움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요. 지분이 어떻게 되느니, 여론조사를 어떻게 하느니, 역선택을 어떻게 하느니, 이렇게 되면 안 된다…그런 협상에 의한 방식, 공론화 방식은 시한이 지났다는 것입니다."
윤 후보도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여기에 무게를 실은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민주당도 마음이 급합니다.
당내에선 안철수 후보와 김동연 후보를 향한 '러브콜'이 이어집니다.
"안철수 후보와의 여러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하고 있다…우리는 열려 있다."
"안철수 후보가 제기한 과학기술 강국 대한민국의 어젠다를 적극 수용해서 이재명 정부가 해 나갈 것입니다."
어제는 이재명 후보가 PK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올라오자마자 김종인 전 위원장의 사무실로 찾아가 전격 회동했습니다.
"특별한 얘기를 한 것도 아닌데 할 말이 없어. (1시간 20분을 만나셨는데) 그거야 이런저런 잡담을 한 거지…"
그렇다면 안철수 후보는 오늘 어떤 입장 밝혔을까요.
"어제는 또 아니라고 그랬다가 오늘은 또 된다고 그랬다가…이런 문제를 공개적으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대위 회의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첫 지역구인 부산 범천동에서 태어났다는 접점으로 시작해 노 전 대통령 얘길 상당히 길게 했습니다.
"아무리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고 대의를 위해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던 바보 노무현의 길을 저 안철수는 기억하겠습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에 안철수 후보까지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한 건데요.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못하는 민주당 지지층 결속, 윤 후보는 외연 확장 의도가 있었죠.
안철수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보기에 지금의 비호감 대선판은 부끄러운 모습일 것"이라며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세 후보, 같은 달을 봤지만 모두 다른 꿈을 꾸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대선 상황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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