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상장된 지 한 달 만에 매각해 4백억 원을 챙긴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자가 결국, 사퇴했습니다.
어느새 공룡이 돼버린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여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박병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10일,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 8명은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44만 주를 매각했습니다.
상장된 지 불과 한 달여 만입니다.
주당 5천 원에 취득한 주식을 20만4천 원에 매도해 878억 원의 차익을 봤는데, 특히, 류 대표는 460억 원을 챙겼습니다.
이후 카카오페이 주식은 하락세로 돌아서 지금은 14만 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소액 주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국회에서도 '카카오페이 먹튀 방지법'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됐던 류 대표는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넘어가려 했습니다.
류 대표는 사내 간담회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셨을 모든 분께 송구하며 상장사 경영진으로서 가져야 할 무게와 책임감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노조가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며 국민연금 측에 선임 반대를 촉구하자 결국, 류 대표는 카카오 대표 내정자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정의정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장 : 카카오페이 경영진 먹튀 사건은 소액주주를 무시하는 심각한 모럴 해저드입니다. 대표 사퇴에 그치면 안 되고 반드시 주주가치 제고가 있어야 하며, 금융당국은 재발방지 대책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다만, 류 대표는 현 카카오페이 대표직은 임기 만료인 오는 3월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지배구조 문제와 골목상권 침해로 숱한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후 자기반성과 함께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이번 '먹튀' 논란으로 겉만 번듯할 뿐 잇속 챙기는데 여념이 없다는 비판이 다시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YTN 박병한입니다.
YTN 박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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