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사러갔다 경찰 총에 숨진 14살 소녀…스러진 아메리칸 드림
[앵커]
미국에서 성탄절을 맞아 옷을 사러 갔던 14살 소녀가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지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이 강력범을 향해 쏜 실탄이 벽을 뚫고 소녀를 맞추면서 빚어진 일인데요.
로봇공학도를 꿈꾸며 6개월 전 미국으로 건너온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한상용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쇼핑 상가.
무장한 경찰이 매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용의자를 발견한 뒤 총격을 가했습니다.
"총을 발사했다. 총을 발사했다. 총을 발사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살돼 상황이 종료되는 듯 했지만, 당시 탈의실에 숨어있던 14살 소녀가 경찰이 쏜 총탄에 가슴을 맞고 숨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앉아서 서로를 붙잡고 기도했어요. 딸이 총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딸은 내 품에서 숨을 거뒀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어요."
숨진 소녀는 로봇공학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안고 6개월 전 칠레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페랄타.
정착 과정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가족에게 말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더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이자 남편이기도 한 저를 파괴했습니다. 정말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각에선 경찰의 총기 사용이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람 많은 매장에서 총탄을 발사하면 총알이 신체를 관통하고 벽도 뚫을 수 있어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당시 용의자가 피해 소녀나 경찰을 향해 다가가려는 정황이 아니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LA 경찰은 경찰 보디캠 영상을 언론에 공개하고 진압 등이 적절했는지 조사 중입니다.
사고가 난 쇼핑몰 앞에는 한때 아메리칸드림을 꿈꿨던 소녀를 추모하는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한상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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