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에 있는 한의원에서 일하던 간호조무사 이 모 씨의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배꼽 아래 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한의원 원장이 침을 놔 생긴 겁니다.

[이 모 씨 / 한의원 간호조무사 근무 : 침을 막 배꼽 밑에 위에 놓는 거에요. 말도 안 나오는 거죠. 침을 맞자마자 멍이 들어있더라고요.]

이 씨는 한의원 원장이 설명 없이 침대에 누우라고 하더니 배에 침을 꽂고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전 설명이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없었습니다.

[이 모 씨 / 한의원 간호조무사 근무 : 지금 침놓으실 거냐고 물었더니, 아무 대꾸도 말도 안 하고 그냥 계속 누워보라고. 제 인권이라는 게 없었어요. 자존심도 상하고 수치스럽고.]

이렇게 찍은 사진은 병원 홍보에 쓰였습니다.

배에 자궁 모형을 올려둔 사진도 찍어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한의원 근무자들 대화 내용 : 창피하게. (선생님도 있으시네.) 너무 수치스러워요, 진짜.]

원장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떠든다는 이유로 퇴사를 감수하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하고,

일부 직원의 실수로 누수 사고가 생기자 직원 대부분의 월급을 6개월 동안 5만 원씩 깎기도 했습니다.

[이 모 씨 / 한의원 간호조무사 근무 : 3층 약탕기가 넘쳐서 2층까지…. 경각심이 없었던 거니까 종이에 앞으로 어떡할지 (써서) 신입들도 제출하라고….]

취재진이 간호조무사에게 침을 놓고 홍보용 사진을 찍으면서 동의를 구했는지 물어보자 한의원 원장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강제성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월급을 임의로 깎거나 서약서를 쓰게 한 건 경각심을 높이려던 차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의원 원장 : 신경을 못 쓴 부분도 있다는데 그 대신에 저희가 직원들한테 잘해준 부분도 훨씬 더 많고.]

하지만 간호조무사에게 불필요한 침을 놓거나 서약서 작성 등을 강요한 건 모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합니다.

일방적인 월급 삭감은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권두섭 / 직장갑질 119 대표·변호사 :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가 맞고요. 피해자 입장에선 신체적 정신적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는 게 맞으니까요.]

간호조무사협회 조사 결과 한의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4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한의원 간호조무사는 절반 가까이가 직...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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