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파트마다 놀이터를 외부 어린이에게도 개방할지 말지를 두고 논란이 큽니다.
“사고 위험이 커지고, 정작 주민 아이들이 놀기 어렵다”는 의견과,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너무 야박하다”는 의견이 팽팽합니다.
아이들 문제로 어른들이 마음 상하는 현장,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 다른 곳에 사는 아이들이 와서 논다면 어떠시겠습니까? 된다, 안된다를 두고 입주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현장으로 갑니다."
최근 이 아파트 단지의 입주민 회장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외부 어린이를 주거침입 등으로 경찰에 신고해 논란이 됐습니다.
찬반으로 주민 의견이 갈려 아이들 문제가 어른들 싸움이 됐습니다.
입주민 회장은, 밤늦게까지의 놀이터 소음으로 인한 민원, 코로나 문제,
그리고, 외부 어린이가 다쳤을 경우의 보험 처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출입 제한이 맞다고 밝혔습니다.
[A 아파트 입주민 회장]
"(외부 어린이들은) 보험도 안되는 거예요. 옷이 찢어져서 그(옆)아파트에서 10만 원 물어주는 사건이 생겼거든요."
일부 주민들은 '너무 야박한 것 아니냐'며 비판합니다.
[A 아파트 입주민]
"입주민들이 찬성해서 일어난 일 아니었고. 거의 90%가 아이들이 사는 집인 것 같은데 다들 말도 안 된다고."
놀이터 일일이용권을 받은 어린이만 출입시키겠다는 단지도 있습니다.
[B 아파트 관계자]
"주민들의 편익을 위해 돈을 들여서 (놀이터) 교체했는데 외부에서 중학생들이 막 벌떼처럼 몰려오니까."
입주민들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긴 한데, 사실상 제도는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B 아파트 주민]
"다른 아파트 사람들이 막 차도 가지고 오고. 그러니까 관리가 안되고. 정작 우리 아파트 사람들은 못 놀아서."
주민들의 재산권 등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지만, 입주민이 아닌 학부모들은 '저 놀이터는 이제 못간다'고 얘기할 때 야속한 심정이였다고 합니다.
[타 아파트 학부모]
"다른 엄마들 보면 애들한테 그런 얘기(외부인 출입 금지)를 안했대요. 괜히 그렇게 하면 분란만 만들고 하니까."
그런데 이런 일들은 빈번하다고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은 말합니다.
[현장음]
"그네 타면서 놀고 있는데 경비아저씨가 여기는 입주민만 놀 수 있다고 해서 나갔어요. 기분이 나빴어요."
[아파트 학부모]
"너희 이 아파트 안 살지? 그럼 꺼져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많진 않지만, 외부 어린이들에게 개방된 놀이터도 있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다른 곳에서 와서 많이 놀고 있어요. 그런 걸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한테 어떻게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을 하겠습니까."
아이들이 이렇게 아파트 놀이터로 몰리는 이유는, 전체 놀이 시설의 절반 정도가 아파트 단지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아이들이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공원 놀이터의 경우, 이름만 놀이터일 뿐, 어린이 놀이기구보다는 어른용 운동기구가 더 많았습니다.
[인근 주민]
"그네도 있었고 다 있었는데 너무 위험해서 없앴어요."
아파트가 아닌 곳에 사는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놀이터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어린이들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한 배려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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