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첫 회담…"솔직한 우려 전달"
[앵커]
미중 정상이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화상으로 첫 회담을 합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아주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워싱턴 연결해서 소식 들어보죠.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미국 동부 시간 오후 7시 45분, 한국시간으로는 오전 9시 45분에 회담이 시작되는데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단독 회담입니다.
두 정상은 지난 2월과 9월 전화통화만 했을 뿐 회담을 한 적은 없는데요.
노골적으로 서로를 견제하며 전방위에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성사된 만남인 만큼 어떤 분위기가 연출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일단 오늘 회담이 어떤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양국의 극심한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하기 위한 자리란 점을 재확인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아주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에의 위협, 불공정한 경제적 행위, 인권 유린, 대만과 관련한 강압적이고 도발적 행위 등을 예로 들었는데요.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규정을 따르기를 바란다고 직접 얘기할 기회"라면서 "다른 책임 있는 국가들이 기술과 무역 등 모든 분야에서 그렇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담의 목적 가운데 하나는 우려하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력하는 분야도 있겠지만 대통령은 우리가 염려하는 분야에 있어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도 회담을 앞두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지오리젠 외교부 대변인은 "양국 관계의 미래와 관련된 전략적 문제와 양국이 공동으로 관심을 가지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 회담은 양측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일종의 탐색전 성격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예민한 현안이 많아서일까요?
양측은 의제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고 있다고요?
[기자]
네. 미국은 회담의 구체적인 의제에 대해선 상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는데요.
예민한 현안이 많은 만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낮추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다만 대만에 대해서는 "대화의 주제일 것으로 확실히 예상한다"며 "우리의 정책은 일관되고 대통령이 이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대만 문제가 회담의 최우선 의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구체적인 약속을 요구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두 정상은 대만뿐 아니라 안보, 경제, 인권, 홍콩, 남중국해 등 전방위적 갈등 사안을 놓고 첨예한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어떤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만큼 사안별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해 미중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자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도 이번 회담이 어떤 성과를 내놓는지와 별개로 양국 정상 간에 대화의 물꼬를 열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데요.
다만 양측이 경쟁하되 협력할 분야에서는 협력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와 북핵 등의 분야에선 협력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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