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뉴스프리즘] 바닥난 요소수 '솟아날 구멍'은?
[오프닝: 이광빈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시작합니다! 이번 주 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광빈 기자]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요소수 공급 대란, 특히 화물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여기저기서 요소수를 구하느라 아우성인데요. 중국에서 일부 물량을 조만간 반입할 예정이어서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현장의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요소수 품귀 사태의 파장을, 최덕재 기자가 직접 알아봤습니다.
[요소수 부족에 곳곳 신음…"얼마나 버틸지" / 최덕재 기자]
경기도 의왕의 한 트레일러 차고지 입니다.
한창 일해야 할 시간에 대형 트레일러 수십대가 서있습니다.
요소수가 없어 운행을 못하는 차들입니다.
요소수 가격은 최대 기존의 10배, 부르는 게 값인데, 더 큰 문제는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경우가 허다하단 겁니다.
25톤 콘테이너를 옮기는 차량입니다. 요소수를 넣지 않으면 출력이 나오지 않게 돼있습니다. 지금 요소수가 이렇게 40% 정도 차있는데, 부산까지 내려가면 다 떨어지는 양입니다. 이 이후엔 비축분이 없어 난감한 상황입니다.
"휴게소를 들러서 한 두 시간씩 대기를 하면서 요소수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평소에도 4, 5시간 밖에 못 자는데, 지금 거의 1, 2 시간 정도를 시간을 뺏겨버리니. 매달 할부금도 나가야 하고, 주유비도 나가야 하고. 그런데 지금 경유 값보다 요소수 값이 2, 3배 더 비싸버리니…"
화물차 뿐 아니라 선박에서 짐을 내릴 때 쓰는 장비들도 요소수가 필요합니다.
부두 인근 주유소 창고에는 요소수가 몇 통 남지 않았습니다.
"1만원 정도에 팔던 요소수를 5, 6만원에 팔아야 하는 상황인데, 대부분 소비자들께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화물 종사자들이어서, 도저히 그 가격에는 판매할 수 없어서 가져온 가격 그대로 제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컨테이너 화물이 드나드는 항만 운영에 당장 차질이 빚어지진 않고 있지만 지금의 부족 사태가 계속된다면 수출입 물동량 처리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선 운송비 상향 등 구체적인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옵니다.
"운송비가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마저 올라버리니, 점점 금액은 줄어들고, 요소수까지 올라버리고…운송이 기본적으로 30~50% 정도 줄 수밖에 없고요."
걱정은 화물 업계 뿐만이 아닙니다.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 버스, 구급차, 쓰레기 수거차,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레미콘까지.
소방서에는 "소방차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는 시민들의 익명 기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소수 품귀 파장이 이른 시일 내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일상 생활 전반에 큰 불편이 예상됩니다.
정부가 산업용 요소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검토하기 시작했지만, 시장가격에 반영될 시점은 미지수입니다.
연합뉴스TV 최덕재입니다.
[코너:이광빈 기자]
이번 '요소수 대란'이 발생하기 전까지, 요소수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으실 겁니다.
그만큼, 일상생활에서 들어보기 어려운 용어입니다.
그럼 요소수란 무엇일까요. 물에 요소 성분을 섞은 것입니다.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중화시켜줍니다.
2015년 이후 등록된 경유차량에 필수적으로 사용돼왔는데요.
요소수를 제때 넣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계기판에 경고등이 뜨고,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소수 없이는 사실상 운행이 불가능하도록 차량이 설계된 겁니다.
최근 요소수 대란 속에서 경유차 가운데 '승용차'는 큰 타격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요소수 10리터만 넣어도 1만키로 이상 주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승용차 1대당 한 번에 최대 10L의 요소수만 살 수 있게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앞선 리포트에서 보셨듯, 화물차입니다.
장거리를 운행하는 이런 차들은 하루에서 이틀에 한 번씩 채워 넣어야 합니다.
그나마 중국이 이미 계약된 물량에 대해 수출 검사 절차를 진행키로 해 발등의 불은 끌 것 같습니다. 두 달여간 사용할 수 있는 요소수를 확보한 셈인데요.
그런데 계속 요소 수입을 중국에 의존해야 할까요?
국내에서는 생산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안타깝게도 요소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국내에는 없습니다.
마지막 공장이 문을 닫은 지도 10년이 됐습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요소가 가격이 더 저렴하다 보니, 국내 생산품을 찾지 않게 된 것이죠.
국내에서 요소수 생산 체제를 갖추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다, 경제성을 감안하면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제기되는데요.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6월까지 요소 수입 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국제적으로 상품 생산에 있어서 분업이 이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상대적으로 상품을 저렴하게 만드는 국가가 해당 상품의 주요 수출국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국가 간에 무역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는 데다,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런 당연한 법칙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앞으로 '제2의 요소수'가 될 품목이 생길 수 있는 셈입니다.
[이광빈 기자]
이번 '요소수 대란', 그 시작은 중국의 석탄 부족이었죠. 최악의 전력난을 겪은 중국 내 상황이, 요소 수출 제한이라는 나비효과를 일으킨 건데요. 지금 중국 상황은 어떻게 진정되고 있는지,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이 현지에서 전합니다.
[중국 석탄대란 급한 불 껐지만…나비효과 한국까지 / 임광빈 기자]
지난 9월 말,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갑작스런 정전 사태가 발생합니다.
도심은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고, 신호등까지 작동을 멈추면서 도로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식당, 호텔 같은 곳은 전기가 없었습니다. 특히 이 근처에 노동자들이 많은데 그들이 밥 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