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해군 일병 "홋줄에 맞아 죽으라더라"...신고 방치한 지휘관 징계 방침 / YTN

YTN news 20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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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 행위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정 모 일병이 피해를 호소했던 휴대전화 메시지가 공개됐습니다.

"선임이 자신에게 홋줄에 맞아 죽으라고 했다"는 등 가혹한 폭언 내용도 담겼는데, 해군은 함장 등에게 관리 책임을 물어 곧 징계위원회를 열 방침입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해군 3함대 강감찬함 소속 정 모 일병은 지난 3월 선임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지휘부에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 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복무 당시 지속적으로 피해를 호소했던 정 일병의 휴대전화 SNS 메시지가 공개됐습니다.

정 일병은 신고 당일, A 상병이 자신을 밀치고 욕설했다며 공황 장애가 와 머리를 철판에 때리면서 울었다고 함장에게 신고했습니다.

이튿날 해군 훈련병 동기에게는 "선임이 자신에게 홋줄에 맞아 죽으라고 했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함장은 정 일병을 가해자와 분리하지 않고, 강감찬함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했습니다.

정 일병은 다시 함장에게 가해 선임병들을 마주칠 때마다 구토와 공황발작 등이 더욱 심해진다고 했고, 병영생활상담관에게는 너무 지쳐서 죽을 것 같다,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이 같은 휴대전화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함장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사과하라는 식으로 2차 가해까지 저질렀다며 함장과 부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습니다.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인권위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강감찬함 함장, 부장에게 엄중 징계를 권고하는 한편 피해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게끔 해야 할 것이다.]

정 일병의 신고와 절박한 도움 요청을 사실상 방치한 강감찬함 함장과 부장은 정 일병 사망 뒤 조사를 받았지만, 여전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군 관계자는 함장과 부장이 지난 7월 문무대왕함 복귀 작전에 긴급 파견된 뒤 두 달 만에 복귀하면서 조사가 늦어졌다며,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해당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정 일병 사망과 관련한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가해 병사 4명 가운데 3명은 지난 8월 징계 조치를 받았고, 1명은 폭행 혐의로 군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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