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대응도 미국 돌아와"…바이든, 트럼프 대신 사과
[앵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했습니다.
기후변화 협상 테이블에도 미국이 돌아왔다며 개도국의 적응을 돕기 위한 지원 계획을 밝혔는데요.
워싱턴 이경희 특파원입니다.
[기자]
"미국은 구속력이 없는 파리협약의 모든 이행을 중단할 것입니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비준한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파리협약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상 상승하지 않게 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 제로'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실천하자는 협약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주변국 만류에도 탈퇴를 강행한 뒤 화석연료 우대 정책으로 회귀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후 첫 행정명령으로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을 지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신해 머리도 숙였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의 결정이나 정책에 대해 국제무대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건 보기 드문 일입니다.
"내가 사과하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전임 미국 행정부가 파리협약에서 탈퇴해 우리를 난관에 처하게 한 데 대해 사과합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지금의 절반 수준, 2035년까지 발전부분 배출을 0으로 줄이는 자체 목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넷제로' 달성을 위해 개발도상국 지원에도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개도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돕기 위해 2024년까지 매년 30억 달러를 투입한단 방침인데, 아직 의회에 발목 잡혀있는 예산 확보가 관건입니다.
미국은 기후변화 협상 테이블에도 미국이 돌아왔다며 세계를 결집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성과에 대한 전망이 밝지는 않습니다.
극심한 미중 갈등 속에 온실가스 배출 1위인 중국은 물론 3~4위인 인도, 러시아도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정상은 이번 기후변화협약 총회도 직접 참석하지 않고 서면 인사말과 화상연설로 대신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앞서 폐막한 G20 정상회의에서도 탄소 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못 박지 못하고 '금세기 중반'이란 모호한 문구로 대체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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