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지 이틀째인 어제,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도 찾았는데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사과할 뜻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아무 답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떴습니다.
국가장을 치르는 것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경국 기자입니다.
[기자]
조문 이틀째.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았습니다.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을 진단받고 투병 중인 전 씨 대신, 아들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이 씨는 유족들에게 전두환 씨가 건강이 좋지 않아 오지 못했다며 죄송하다는 뜻을 전했고, 전 씨와 노 씨의 과거 군 생활과 관련한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문을 마친 이 씨는 5·18 희생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굳게 입을 닫았습니다.
[이순자 / 전두환 씨 부인 : (노태우 씨는 사과했는데 5·18 희생자들을 위해서 한 말씀 해줄 수 있으실까요?) ….]
노 씨의 부인 김옥숙 씨와 자녀들이 직접 조문객을 맞은 가운데, 정치권 인사들의 발걸음도 잇따랐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사무총장 : 대한민국의 외교 지평을 아주 대폭 확대한 분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임기 중에 40개국 이상과 외교 관계를 확충시켰죠.]
[김현철 /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 온건 군부세력의 대표인 노태우와 온건 민주화 세력의 김영삼, 이 두 분의 대타협이 없었다면 민주화 이행이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장례가 국가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두고는 비판과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여영국 / 정의당 대표 : 전두환 씨는 민주주의의 기준이 아닙니다. 전 씨와 비교하면서 (노태우 씨)는 다르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입니다.]
여당 일각에서도 5.18 희생자들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윤건영 /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가족들이 가족장을 강하게 (요청)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군사쿠데타와 그로 인해 피해를 본 수많은 분이 있지 않습니까.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 씨의 영결식은 오는 30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치러질 예정입니다.
YTN 이경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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