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씨는 700억 원을 ‘농담’으로 달라했을 뿐이라고 변명했지만, 검찰 수사 결과만 보면 이 제안은 진심이었습니다.
작년 10월, 화천대유 등이 토지 개발로만 4천억 원을 배당 받은 뒤, 유 씨가 내 몫을 달라, 요구했고 개발업자들은 이 돈을 어떻게 건네야 뒤탈이 남지 않을지, 무려 4개의 시나리오를 고민했다는 겁니다.
이어서 김은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뇌물로 받기로 약속한 대장동 개발수익은 세전 기준으로 700억 원.
검찰은 지난해 10월 성남의 노래방에서 유동규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사이에 이 약속이 이뤄졌다고 봤습니다.
유 전 본부장이 "그동안 도운 대가를 지급하라"고 하자, 김 씨가 "기여를 감안해 700억 원을 주겠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700억 원 전달 방안도 구체적으로 논의됐습니다.
유 전 본부장이 실소유주로 지목된 회사인 '유원홀딩스' 주식을 고가에 사들이는 게 첫번째 방안이었습니다.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유 전 본부장에게 직접 배당하거나, 김만배 씨가 받은 배당금을 유 전 본부장에게 증여하는 방법도 제시됐습니다.
남욱 변호사가 1200억 원을 배당받은 천화동인 1호의 소유권 주장 소송을 낸뒤 돈을 받아 건네는 방식도 논의됐습니다.
앞서 남 변호사는 유원홀딩스에35억 원을 투자해 검찰이 이 돈의 성격을 조사해 왔습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700억 원 지급 요구는 농담이라고 해명해 왔습니다.
[김국일 / 유동규 전 본부장 변호인(지난 3일)]
"700억 원은 오히려 저희가 김만배 씨와 대화하면서 줄 수 있냐, 농담처럼 이야기하고, 실제로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올해 4월까지도 배당금 지급 때문에 수 차례 만난 걸로 드러나면서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이라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김은지입니다.
영상편집: 강 민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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