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이 기각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또 다른 투기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경기도 수원의 농지를 사면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했는데, 자신의 영농경력이 20년이라고 써놨습니다.

정말 농사를 지으려고 산 땅으로 보이는지 구자준 기자가 가봤습니다.

[리포트]
주변이 온통 논밭인 수원 권선구의 개발제한구역.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지난 6월 이곳의 농지를 매입했습니다.

두 개 필지 총 1,900여 제곱미터를 담보 대출 없이 14억 6천만 원에 산 겁니다.

농지를 매입할 때는 관할 구청에 농업경영계획서를 내야 하는데, 김 씨는 자신의 영농경력이 20년이고 낫과 괭이 등 농기구 10개를 가지고 있다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배추와 고구마 농사를 7월과 8월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김 씨가 매입한 땅에 가봤습니다.

"이 밭에는 고추와 배추 등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데요.

계획서와 달리 김만배 씨가 아닌 전 주인이 아직까지 경작하고 있습니다."

토지를 넘긴 전 주인은 실제로 김 씨를 만난 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박모 씨 / 전 토지주인]
"계약할 때 그 사람(김만배)인 줄 알았더니 TV 보니까 그 사람이 아니더라고. 몰라 농사지으려고 한 건지 뭐 하려고 한 건지.

(김만배 씨 보신 적 있으세요?) TV에서 봤지. (여기 온 적은 없어요?) 응"

김 씨가 사들인 땅은 연구시설 복합단지인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개발예정지에 포함돼 있습니다.

그린벨트 문제로 중단됐다가 올해 초 국토교통부와 수원시가 사업 진행을 다시 협의했는데, 그로부터 3개월 뒤 김 씨가 땅을 매입한 겁니다.

김 씨가 농지를 매입한 이유와 농업경영계획서 기재 내용의 진위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화천대유 측은 채널A의 해명 요구에 "확인해드리기 곤란하다"고 밝혀 왔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최혁철
영상편집 : 이은원


구자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