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 아직 통화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달 말 총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당분간 한일 관계는 제자리 걸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전문가들은 우선 가능한 것부터 풀자고 조언했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틀째 이어진 일본 국회 대정부 질문.
이 자리에서 기시다 총리는 각국 정상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납치 문제 등 현안 해결에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국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 저는 취임 직후 미국, 중국, 러시아 등 관계국 정상과 통화를 했습니다. 거기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가 먼저 제기했습니다.]
스가 전 총리는 취임 9일째 되는 날 중국보다 하루 앞서 한국과 통화했습니다.
기시다 총리와 문 대통령의 통화는 조율 중이라는 말만 나오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리 관저와 외무성이 첫 통화 대상국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오는 31일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의식해 한국과의 외교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로 이 신문은 풀이했습니다.
대화조차 어려운 지금의 한일 관계를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국력이 비슷해진 데 따른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기미야 타다시 / 도쿄대 교수 : (199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은 말하자면 대칭적 관계가 됐습니다. 그 결과 대단히 경쟁적인 관계로 변화해 온 것입니다.]
고베대 기무라 칸 교수는 한일 갈등이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진 지역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기무라 칸 / 고베대 교수 : 문재인 정권은 트럼프, 바이든 두 정권과의 관계를 대단히 잘 관리해 왔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과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미국에 부담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한일 관계를) 미국이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양국의 인식 차가 큰 역사 문제는 장기 과제로 두더라도 지금 가능한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코로나 의료 협력과 경제 교류 재개 등을 제시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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