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입주를 앞둔 인천 검단 신도시 아파트 3400 세대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왕릉의 경관을 가리는 아파트를 지었다며, 문화재청이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지자체와 건설사, 누구 잘못이 더 큰지 따지기도 늦었습니다.
안건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인천 검단신도시입니다. 아파트들이 빽빽합니다. 벌써 높이 올라갔는데요. 조성 막바지인 이곳에 날벼락이 떨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이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내년 6월 입주를 앞둔 3개 단지 3400세대인데 모두 20층 넘게 지어졌고 지금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다 지은 아파트를 헐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공사 현장 관계자]
"어떻게 하겠다는 거예요. 지금 장판 깔아요. 도배하고. (입주 예정자) 몇 사람 오늘도 왔어요."
단지 가까이엔 김포 장릉이 있습니다.
인조의 부모인 원종과 인헌왕후 무덤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입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반경 500m 안에 높이 20m 이상 건물을 지으려면 문화재청 개별 심의를 통과해야 하지만 이걸 받지 않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문화재청은 자칫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는데다 선례를 남길 수 있는 만큼 원칙을 강조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지자체에서, 건설사도 땅파기 전에 조금 더 확인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죠. 착공 신고를 문화재청에 했더라면 그때 인지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건설사 측은 2014년 인천도시공사로부터 택지 개발 허가를 받은 땅을 사들였고 2019년엔 인허가 기관인 인천 서구청의 경관 심의를 거쳐 공사를 시작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일단 건설사들은 개선안을 제출하고 문화재청 역시 이를 토대로 다음 달 재심의를 할 계획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설계 수정이 필요한 만큼 완공 지연과 입주민 피해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안건우입니다.
영상취재: 이락균
영상편집: 이혜리
안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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