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언론탄압 본색…매체 절반 이상 운영 중단
[앵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아프간 내 언론 상황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2,600여 언론사 가운데 1천 개 이상이 불과 며칠 새 문을 닫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효섭 PD입니다.
[리포터]
두 남성의 뒷모습입니다.
온몸에 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기자들로, 여성들의 인권 시위 취재에 나섰다가 탈레반 대원들에 폭행당했습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재장악한 뒤 언론 탄압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탈레반 대원들에게 끌려가 폭행당한 뒤 의식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그곳에 8~10명 정도의 동료 기자가 있었습니다."
탈레반은 지난달 중순 아프간을 장악한 뒤 이슬람 가치를 존중하는 선에서 언론 활동이 독립적으로 이뤄지기를 원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언론 환경이 극도로 위축됐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아프간 내 언론 매체는 2,6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탈레반 치하에 절반 이상이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미 아프간 내 언론 종사자 수백 명은 탈레반의 탄압을 피해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탈레반은 여성을 인간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여성 언론인의 미래가 있고, 아프간에 머물 수 있다고 봅니까?"
그나마 아프간에 남아 있는 언론인들도 탈레반 정부가 탄압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기검열하는 처지에 내몰렸습니다.
이들은 아프간 내 언론의 자유가 사라졌다고 호소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아프간 언론의 자유와 언론인에 대해 공감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처럼 매 맞는 언론인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국경없는기자회와 국제인권단체는 탈레반이 아프간 언론인들에 대해 탄압받지 않고 일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효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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