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불공항 인근 폭탄 테러…"미군 12명 등 72명 사망"
[앵커]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12명의 미군을 포함해 수십 명이 숨졌습니다.
다수의 부상자도 발생했는데요.
이슬람 국가, IS는 자신들이 테러의 배후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이경희 특파원.
[기자]
네, 공격이 일어난 곳은 서방국가의 대피 작전이 긴박하게 이뤄지고 있던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바로 인근인데요.
미 국방부는 총 두 차례의 폭발이 있었고 한번은 공항 애비 게이트 근처에서, 또 한 번은 공항 인근 바론 호텔 근처에서 일어났다고 밝혔습니다.
바론 호텔은 서방 국가들이 대피자들을 묵게 하는 숙소로 알려졌습니다.
사망자는 다수의 미군을 포함해 최소 7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미 국방부는 조금 전 브리핑을 통해 현재까지 사망자에 12명의 미군이 포함됐고 15명은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병대원 11명과 해군 의료팀 소속 1명이 이번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애비 게이트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 이후 IS 무장 괴한들의 총격이 이어졌습니다. 현재까지 12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하고 15명의 병사가 다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많은 아프간 민간인들도 숨지고 다쳤습니다."
아프간 주민의 경우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는데요.
미국은 폭발 직후부터 배후로 이슬람 무장단체, IS-K를 지목했는데요.
IS도 자체 채널을 통해 스스로를 이번 공격의 주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현지 테러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수차례 강조해왔죠.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인데, 미국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네, 앞서 미국은 이 단체의 테러 가능성을 잇따라 경고해왔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에 철군 시한 연장이 어려운 이유로 이 단체의 테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는데요.
그런데도 이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예상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폭발 직후 에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백악관 상황실에서 국방·국무장관 등과 긴급회의를 소집했는데요.
잠시 뒤 한국시간 오전 6시에 대국민 연설을 예고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현재 수행 중인 임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테러리스트들은 우리 군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려는 그 순간에 그들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우린 당면한 임무를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테러 피해에도 31일까지 진행하기로 한 대피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케네스 맥켄지 미 중부사령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IS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대피 작전은 계속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주아프간 미 대사관은 보안 경보를 통해 미국 시민들에게 공항으로의 이동을 즉각 중단하고 공항 게이트 주변에서 벗어나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국이 테러의 배후로 보고 있는 IS-K가 어떤 단체인지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IS-K는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 IS의 아프간 지부 격으로 볼 수 있는데요.
과거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영토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가 미군과 국제동맹군에 밀려 세력이 크게 약화한 뒤 여러 나라로 진출했는데, 그중에서도 아프간에 진출해 2015년 1월 만든 조직이 IS-K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는 관계가 매우 좋지 않은데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낸 알카에다와 달리 "미국과 거래로 지하드 무장세력을 배신했다"며 탈레반을 비난했습니다.
미국 당국자는 CNN에 탈레반의 원수인 IS-K가 카불 공항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싶어한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대피 작업에 협력해온 탈레반을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는 동시에 서방 진영에 보복할 기회를 노려온 IS-K가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S-K의 현재 조직원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500명에서 수천 명 사이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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