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이시각 자국민을 우선으로 탈출시키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탈레반은 미국인들까지 쫓아가 구타하는 실정입니다.
나라가 없어진 아프간 국민들은 더 큰일입니다.
운이 좋아 탈출한다 해도 난민 신세.
심지어 오지 마라, 벌써 벽을 세우는 나라들도 나타났습니다.
워싱턴에서 유승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공항으로 들어가려는 시민들을 향해 쉴새없이 총성이 울립니다.
걷잡을 수 없는 인파와 총탄에 맥없이 바닥에 드러누운 여성도 보입니다.
탈레반이 점령한 수도 카불의 공항 주변 혼돈 그 자체입니다.
[현장음]
"탕. 탕."
[모하메드 나임]
"정말 정신 나간 상황입니다. 아이들이 죽는 것도 봤는데 상황이 나아지길 바랍니다. 너무 끔찍해요."
극심한 인파로 공항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탈출 작전 역시 애를 먹고 있습니다.
미군은 군용헬기까지 동원해 자국민의 대피를 돕지만, 근방을 가로막은 탈레반은 미국인들도 구타하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아프간 국민 5%에 이르는 200만 명이 이미 아프간을 떠난 것으로 추산합니다.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인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협력을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우리는 탈레반을 피해 이웃 국가로 온 난민들에게 식량, 의료 등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을 논의했습니다."
아랍에미리트는 일단 제3국으로 가는 아프간 난민 5천 명을 임시수용하기로 했습니다.
나토 역시 국제사회에 협력해 온 아프간인들을 도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인접국 터키는 아프간인 유입을 막겠다며 장벽을 세우고 있고, 오스트리아와 그리스는 난민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아프간 탈출 행렬은 국제 사회 난민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바이든 행정부에 아프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이승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