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다 저희가 단독 취재한 내용 더 있습니다.
구속영장에 따르면 북한 대남공작조직이 암호로 지령을 내리면 이들은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검찰개혁안 통과를 저지하는 보수패당의 책동을 분쇄"해라, 처럼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사실이라면 대한민국 선거나 국내정치에 정말 북한이 개입을 시도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계속해서 이은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자주통일 충북 동지회' 조직원 4명에게 신청한 구속영장에서, 이들에게 지령을 내린 건 북한 대남공작조직 '문화교류국'이라고 지목했습니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USB를 복구한 결과 북측과 주고 받은 보고와 지령문 파일이 80건 넘게 발견된 겁니다.
파일 중에는 "원수님의 충직한 전사로 살자"는 혈서 맹세문을 찍은 사진도 나왔습니다.
북한 측 지령 중에는 남한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 한 걸로 보이는 대목이 여럿입니다.
수사 당국은 21대 총선 두달 전인 지난해 2월 북한 지령문에서 "박근혜 석방론이 일고 있다", "총선에서 반보수투쟁의 도수를 높일 전술대책을 강구하라"는 내용도 확인했습니다.
같은 지령문엔 "지역의 총선 관련 여야세력 동향이 입수되면 보고해 달라"는 지시도 담겨 있었습니다.
북한은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지난해 3월 4일,
이틀 전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참관한 북한군 포격훈련에 대한 지역 민심 보고도 요구했습니다.
앞서 2019년 11월에는 "검찰개혁안 등 개혁법안 국회통과를 저지하는 보수패당의 책동을 분쇄"하는 투쟁도 지시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초 동지회 소속 회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탄핵 촉구 신문광고를 내겠다며 모금운동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북한의 지령문은 암호화된 문서 형식으로 전달됐고, 파일명은 '대화법'이나 '암환자 치료' 같은 지령과 무관한
단어나 숫자를 조합해 만들었다고 파악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