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 사망·실종 의암호 사고 1년…악몽 생생
[앵커]
1년 전, 춘천 의암호에서 발생한 참사로 다섯명이 숨지고 한 명이 실종된 바 있는데요.
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가, 1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악몽과 동료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춘천 의암호 사고 당시 68살이었던 기간제 근로자 곽원복 씨는 천운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아찔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합니다.
일을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을 때였지만, 폭우 속에서 떠내려가는 인공 수초섬 결박 작업에 나선 것을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유속이 굉장히 빨라져 상황이 급박해지다 보니까 안 돼요. 와이어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물속에 잠겨서 어느 정도에 있는지는 몰랐죠."
와이어에 걸린 배 세척이 전복되면서 함께 있던 7명은 그대로 물에 빠져 댐으로 흘러갔습니다.
곽 씨는 수문으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 몸을 동그랗게 말고 머리를 보호하는 자세로 살려달라는 기도를 하며 숨을 참았습니다.
잠시 뒤 물 위로 떠올랐고 주변의 부유물을 튜브 삼아 13km를 떠내려가다 수상레저업체의 도움으로 구조됐습니다.
"응급실에 가서 바로 입원 수속이 됐죠. 정신과 치료받는데 정신과 교수님이 하는 말씀이 자기 의사 생활 40년 하면서 나 같은 사람 처음 봤다는 거예요.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다는 거죠."
하지만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은 한시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수차례 현장을 찾아가 봤지만 소득은 없었습니다.
"그 양반(실종자)이 입은 복장을 내가 알거든요. 그래서 찾아도 보고 걸어도 보고 저 밑으로 차 가지고 강촌부터…"
춘천시에서 위로금을 지급받았지만 합당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수차례 다투기도 하고 복직하기로 했던 일도 그만뒀습니다.
누가 지시를 내렸는지 그날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랐지만 지지부진한 수사에 답답할 뿐입니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게 소원으로 남았습니다.
"시면 시에도 안전담당 부서가 있을 거니까 그런 사람들을 저보다 많은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나 강사들이 안전교육을 시켰으면 좋겠다 이거죠."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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