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국' 논조를 이어온 홍콩 신문 빈과일보가 오늘 결국 폐간됐습니다.
직원들은 눈물로 작별을 고했고, 독자들은 자정부터 새벽 비를 맞으며 마지막 신문을 사기 위해 가판대로 몰려들었습니다.
이여진 기자입니다.
[기자]
[람만충 / 주필, 찬푸이만 부편집인 : 여러분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는 상사의 말에 박수와 함께 참아왔던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창간 26주년을 자축한 지 나흘 만에 마지막 신문을 발행하며 작별을 고하는 자리.
신문사 밖에는 폭우 속에 지지자 수백 명이 몰려와 스마트폰 불빛으로 직원들을 위로했습니다.
빈과일보는 마지막 신문을 평소의 12배가 넘는 백만 부를 발행하며 독자의 응원에 보답했습니다.
자식과도 같은 신문에 혹시나 오류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봅니다.
신문 1면에는 "홍콩인과 빗속 작별"이라는 제목과 함께 빼곡하게 들어찬 지지자에게 손을 흔드는 직원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기자 6백 명은 슬픔과 분노를 표했습니다.
[메이 / 빈과일보 기자 : (울음) 저는 사실 동료들과 헤어지기 싫고 독자들과 작별 인사도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당분간은 이별해야 합니다. 홍콩 시민이 계속 싸우고 안전을 유지하는 게 저희가 우선 바라는 바입니다.]
거리 신문 가판대에는 자정부터 마지막 신문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을 이뤘습니다.
신문을 사기 위해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다는 한 독자는 "한 시대의 종말로 생각한다"며 "정부가 왜 신문 하나도 참지 못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에밀리 창 / 홍콩 주민 : 더는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신문이 없어요. 다른 신문은 모두 다른 쪽, 즉 중국 본토를 도우니 더는 편파적이지 않은 신문이 없습니다.]
의류 업체 '지오다노'로 성공한 기업가였던 사주 지미 라이가 1989년 천안문 사태에 충격을 받아 1995년 창간한 빈과일보는 적극적인 반중 매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홍콩 당국은 지미 라이가 불법 집회에 참가했다며 지난해 8월 체포한 뒤 2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고 지난 17일 편집국장을 포함해 간부 5명을 체포한 뒤 회사 자산 26억 원을 동결했습니다.
당국의 거센 압박에 빈과일보는 결국 폐간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YTN 이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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