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심해 수의도 못 입혀 드려” 아물지 않는 유족들 상처

채널A News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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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선행이 있는가하면 음주운전으로 평화롭던 한 가정이 절망에 빠진 일도 있습니다.

지난달 만취 운전자가 모는 차량에 치어 숨진 60대 근로자의 가족이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렸습니다.

장례는 끝났지만 유족들은 그 누구보다도 큰 상실의 고통속에 살고 있습니다.

김호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지 일주일.

하지만 딸은 아버지의 모자를 아직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새벽시간 지하철 방음벽 철거작업에 갔던 아버지는, 신호를 어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을 거뒀습니다.

고달픈 새벽근무를 자청했던 아버지의 부재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사망 근로자 딸]
"저한테 깨워달라고 하세요. 못 일어날까봐. 깨워드리면서 솔직히 진짜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피곤해하시는데."

장의사는 유족을 배려해 고인의 시신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사망 근로자 딸]
"얼굴 밖에 못 봤어요. (다른 곳은) 못 보여드리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훼손이 심해서 이거(수의)를 입는 거 자체가 너무 힘들다고."

더 이상 아빠 같은 허망한 죽음이 없게 해달라고, 유족들은 음주 운전자를 제대로 처벌해 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렸습니다.

이미 만 명 넘는 시민이 동의했습니다.

30대 가해 운전자는 음주 인명사고를 가중처벌하는 일명 '윤창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입니다.

[사망 근로자 딸]
"너무 아팠을 거 같아서 안아주고 싶어요. 그냥 제가 너무 미안한 거죠. 지켜주지 못해서 그런 미안함."

채널A 뉴스 김호영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이철
영상편집 : 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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