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영감, 보고 싶었어"…백신이 만들어낸 '접촉 면회'
면회실로 들어온 아내의 얼굴에 웃음꽃이 핍니다.
얼마 만에 잡아보는 손인지, 눈물이 멈추지 않습니다.
이런 아내를 괜찮다는 말로 위로해봅니다.
[현장음] "울지 말어 괜찮어, 괜찮어."
지난달 백신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김창일 할아버지는 이렇게 요양병원에 입원한 아내의 손을 1년 3개월여 만에 처음 잡았습니다.
다리가 아프다는 말에 할아버지는 연신 아내의 다리를 주무릅니다.
[현장음] "좀 주물러주니까 낫지? 주무르니깐 떠는 게 안 떨려서 좋네."
야속한 시간은 금세 흘러가고, 할아버지는 다음을 기약합니다.
[현장음] "다음에는 이제 애들하고 와도 된대. 다음에. 애들 데리고 올게. 다음 주에."
백신 접종으로 온기를 나눈 노부부는 또 있습니다.
어렵게 만나도 투명 칸막이에 막혀 손도 잡아보지 못했다 모처럼 체온을 나눌 수 있게 된 노부부는 잡은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현장음] "손이 왜 이렇게 차디차?"
작년 추석 이후 만나지 못했다는 노부부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보고 싶었다는 진심을 얘기합니다.
[현장음] "잘 있었냐고~ 잘 있지, 영감 보고 싶어서 그냥 죽겄어. 보고 싶고 궁금하고."
요양병원과 시설 입소자나 면회객 중 한쪽만 백신 접종을 마쳐도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
이들은 백신이 일상 회복을 앞당기고 있음을 가장 먼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현장음] "주사를 맞아야 가족들, 여러 사람을 볼 수 있고 그 전과 같이 살 수 있는 걸로 생각을…"
(취재 : 나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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