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던 후배 변호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로펌 변호사가 숨진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최소 두 명 더 있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피해자 측은 2차 피해를 호소하며, 피의자가 사망했더라도 수사를 계속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후배인 20대 초임 변호사를 석 달 동안 열 차례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40대 이 모 씨.

경찰 수사를 받은 지 6개월 만에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이 씨의 사망으로 성폭행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 기소나 처벌 없이 그대로 종결됩니다.

그러자, 이 씨가 숨진 지 닷새 만에 피해자가 변호인을 통해 공개적인 입장을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피해자 측은 로펌 대표변호사로 위력을 행사하던 이 씨에게 성폭행당한 피해자가 최소한 두 명이 더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이들도 막 변호사가 된 수습 또는 초임 변호사로, 이름과 연락처, 피해 사실 등을 담은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해 추가 수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피해자 측은 사건을 공론화하고 나선 배경으로, 무엇보다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관련 보도 이후, 피해자가 신상털기와 함께 피해 사실을 왜곡하는 2차 가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때문에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와 처벌은 못 하더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수사와 판단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은의 / 피해자 법률대리인 : 여러 예상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용기 내어 노력했음에도 가해자의 사망으로 인해 피해자는 피해를 정당하게 소명 받고 응당한 처벌을 구할 기회마저 잃어버렸습니다.]

피해자 측은 이번 사건이 열악한 수습변호사의 처지와 무관하지 않다며, 대한변호사협회에 실무수습 제도 개선도 요구했습니다.

이에 변협은 변호사 윤리연수에 직장 내 괴롭힘과 성차별·성희롱·성폭력 예방 내용을 반영하고, 피해자 익명성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피의자 사망으로 절차에 따라 사건을 종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사기관을 통해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추가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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