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승용차 한 대가 도로 위에서 작업하던 크레인을 들이받아 60대 노동자 한 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운전자인 30대 여성은 만취 상태로 현장 안전 신호까지 무시한 채 질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벽 2시쯤, 서울 성수동의 한 도로.

인적 없는 길에 갑자기 큰 불꽃이 번쩍이더니, 도로 위에 파편들이 흩뿌려집니다.

승용차는 곧바로 불길에 휩싸입니다.

31살 운전자 A 씨가 몰던 벤츠 승용차가 도로 위에서 작업하던 크레인을 들이받으면서 불이 나는 모습입니다.

사고 차량은 이곳 3차선에 서 있던 크레인 다리를 들이받은 뒤, 50m 정도 더 밀려나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크레인 옆에 있던 노동자 61살 양 모 씨는 차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사고를 낸 승용차는 완전히 타버렸는데, 운전자 A 씨는 충돌 직후 빠져나오면서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습니다.

[서정기 / 목격자 : 여성 기사분은 아주 멀쩡하게 걸어 나오더라고, 음주 운전을 했던지, 그렇지 않으면 약물에 취한 것 같은 행동을 보였습니다.]

사고 당시 노동자 양 씨는 서울지하철 2호선 뚝섬역 부근 지상 구간의 낡은 방음벽을 철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 30m 앞에 있는 건널목에는 신호수가 있어 차량을 통제하고 있었는데 승용차는 이를 무시하고 돌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신호수 분이 안내하시고, 차선을 막는 라바콘이라고 하죠, 그게 설치돼 있어서 그렇게 해서 공사하는 곳을 통제하고….]

A 씨는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관계자 : 음주는 나왔고, 신호(위반) 과속 그 부분까지 조사하고, 그러고 나서 불러내서 조사하려고….]

경찰은 음주운전 사고를 가중 처벌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해 A 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YTN 홍민기[[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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