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며 무릎 꿇고 호소한 학부모들의 모습 기억하실 겁니다.
우리 사회의 님비현상을 신랄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는데요, 영화와 연극으로 그때 그 장면을 다시 만날 수 있습니다.
김혜은 기자입니다.
[기자]
"무릎 꿇고 저희가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사정하겠습니다."
"쇼하지 마라!" "100% 짜고 치는 고스톱이야!"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던 장애학생 학부모들.
그로부터 3년 뒤 비로소 학교는 세워졌고,
그 지난한 과정은, 굳은 다짐처럼 영화로 기록됐습니다.
"장애인 나가라고 하시면 저하고 저희 딸은 어떻게 할까요?" "당신이 알아서 해"
영화는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민낯이기도 하고,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연극 무대에 올려진 이 사건은 조금은 더 냉정한 '풍경'입니다.
관객은 특수학교와 한방병원을 놓고 다투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관객 스스로 장애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김수정 / 연극 '생활풍경' 연출: 우리가 차별하고 있는 것을 마주하고 있지는 못하다라는 것을 인식하게 돼서. 영화와는 다르게 우리의 장애인식에 대한 한계를 공연을 보시면 직접 마주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학교는,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무릎 꿇어 학교를 일궈냈지만, 정작 자신의 아이들은 다 자라서 새 학교에 보내지 못한 영화 속 엄마들.
이제 무릎 꿇을 일은 없어야겠지만 그래야 한다면, 기꺼이 무릎을 꿇겠다고 말합니다.
[정난모 / 장애학생 부모(영화 출연) : 학교가 뭐라고 이렇게 무릎까지 꿇어서 해야 하나. 그렇지만 또 이렇게 해서라도 학교가 세워진다면 열 번이라도 꿇을 수 있다. 정말 치열하게 뭔가 또 해야 하는데 정말 안 된다. 그러면 또 엄마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아마.]
YTN 김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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