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가 침체됐음에도 유독 고가의 명품 시장은 예외였는데요.
최근에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층까지 명품 구매의 큰 손으로 등장했습니다.
계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평일 아침, 아직 개점까지 1시간이 남았는데도 백화점 명품관 앞에 긴 줄이 생겼습니다.
오랜 기다림을 예상이라도 한 듯 간이 의자를 준비한 사람도 눈에 띕니다.
명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번호표를 먼저 받기 위해 일찍부터 모인 겁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전 세계 명품 매출이 20% 가까이 감소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나라 명품 시장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국내 명품 매출은 14조 원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습니다.
시장규모 1위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프랑스, 영국에서 명품 브랜드 매출이 하락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독일을 제치고 한 계단 상승하며 7위에 올라섰습니다.
국내 명품 시장의 호황은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의 소비가 뒷받침이 됐습니다.
이들은 미래보다는 현재를, 가격보다는 취향을 먼저 고려하는 데, SNS를 통해 고가의 물건 소비를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입니다.
실제, 백화점 명품 구매 고객의 절반이 20대와 30대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들은 명품을 사서 즐기다가 중고로 되파는 '리셀'에도 자유롭습니다.
[여준상 /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 인터넷 모바일 세대이다 보니 중고거래시장 플랫폼에 올려서 되팔고 현금화해서 또 다른 명품을 사서 사용하다가 중고시장에 올리고, (생략) 온라인 중고시장에서도 명품을 중심으로 핵심 소비자로 떠오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고 소비도 억눌리자, 이른바 '보복 소비' 차원에서 명품 구매를 택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YTN 계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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