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승객이 제동장치를 건드리는 바람에 2백 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가 터졌습니다.
이집트로 가봅니다.
한수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열차.
뒤에서 맹렬히 달려오던 열차가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객실 내부에선 비명이 터져나옵니다.
[현장음]
"제발 도와주세요. 이 피 좀 보세요!"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남쪽으로 460km 정도 떨어진 소하그에서 열차 두 대가 추돌했습니다.
앞서 가던 열차에 탔던 승객이 비상제동장치를 작동시켜 열차가 갑자기 멈춰서자, 뒤따르던 열차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추돌한 겁니다.
[하젬 셀리만 / 목격자]
"잠옷을 입고 밖에 달려나갔더니 사람들이 땅에 쓰러져있었어요. 시신을 치우고 부상자들을 구급차에 태웠어요."
선로를 이탈한 열차는 옆으로 뒤집어졌고, 내부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습니다.
이 사고로 최소 32명이 숨지고 160여 명이 다쳤습니다.
[무스타파 마드볼리 / 이집트 총리]
"대통령께서 즉각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에 착수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비상 제동장치를 작동시킨 승객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SNS를 통해 "가슴을 찢는 고통"이라며 "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찾게 되면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 밝혔습니다.
철도시설이 노후화된 이집트에서는 2018년 한 해에만 2천건 넘는 사고가 발생했을 정도로 열차 사고가 빈번합니다.
이집트 철도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이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