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세·먹거리 외엔 닫힌 지갑…가계 흑자율 역대 최고
[앵커]
지난 1년 코로나19는 살림살이도 크게 바꿔놨습니다.
'집콕'생활이 이어지자 소비 지출에서 먹거리의 비중이 20년 전 수준으로 높아졌고요.
또, 언제 수입이 끊길지 모를 상황이라 허리띠를 졸라매는 바람에 지난해 가계 흑자율은 역대 최고였습니다.
조성미 기자입니다.
[기자]
엥겔계수란 소비에서 먹는 데 쓴 돈의 비중을 나타냅니다.
보통 소득이 늘고 삶의 질이 올라갈수록 다른 지출이 늘며 작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 가계의 엥겔계수는 12.9%로, 재작년보다 되레 1.5%포인트 늘었습니다.
2000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겁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바깥출입을 자제하며 의류, 신발, 화장품처럼 꾸미는 데나 영화, 여행 같은 문화, 여가에 돈을 덜 쓴 탓입니다.
여기에 식탁 물가가 눈에 띄게 오른 점도 한몫했습니다.
임대료와 수도, 광열비 비중을 뜻하는 슈바베 계수도 14년 만에 가장 높아져 기본적 의식주 생활비 비중은 15년 전과 비슷한 37%에 육박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속 꼭 필요한 곳에만 지갑을 열고 다른 지출엔 허리띠를 졸라맨 것은 가계 흑자로도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소득 대비 흑자 비율은 매 분기 30%를 넘었는데, 2016년 4분기 외에 이 비율이 30%를 넘은 적은 없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 모아둔 돈을 쓸지는 미지수란 겁니다.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소비 성향이 높아지지는 않거든요. 소비를 하는 것보다는 미래에 어떤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심리를 자극하고…"
위기가 끝날 즈음 단기간 보복 소비로 나타날 수는 있지만, 본격 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되리란 막연한 기대는 빗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연합뉴스TV 조성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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