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 돌입…시작부터 설전

[앵커]

미중 고위급 회담이 알래스카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을 가감없이 전달하며 시작부터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나라 간 첫 고위급 대면 만남이라는 점에서 향후 바이든 행정부 임기 동안 미중 관계의 풍향계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시작부터 기싸움이 팽팽합니다.

블링컨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중국의 행동이 규칙에 기초한 세계 질서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는데요.

다른 나라로부터 중국의 일부 조치에 관한 깊은 우려를 듣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도 갈등이 아닌 치열한 경쟁은 환영한다면서, 다만, 원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양제츠 정치국원은 미국이 중국 공격을 위해 다른 나라를 선동한다고 맞섰는데요.

미국의 내정 간섭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작심한 듯 미국의 인권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역공을 했습니다.

왕이 부장은 최근 홍콩 관련 제재를 염두에 둔 듯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는 것은 손님을 환영하는 방법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중국 측의 모두발언이 당초 합의한 시간보다 길어지자, 블링컨 장관은 철수하던 취재진을 다시 불러 추가 발언까지 했는데요.

미국 당국자가 장외에서 중국의 태도를 비난하는 이례적인 장면까지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애초부터 미중 고위급 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이번 회담에 앞서 미국은 무역과 인권, 기술, 역내 문제 등 양국 간의 갈등 의제를 모두 꺼내놓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불공정 무역관행, 홍콩과 중국 서부 신장의 인권 탄압, 지식재산권 절취, 대만 문제, 남·동중국해에서 동맹국 위협 등을 비판하며 중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겠다고 압박했는데요.

중국은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이 의제로 올라올 경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과 이란 등 핵 비확산,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처럼 양국의 협력이 가능한 분야도 다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요.

어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한미 2+2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자, 중국 외교부도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곧바로 호응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한미 고위급 회담 기간 양측은 모두 3번의 만남을 가질 예정인데요.

현지 시각으로 19일 오전 회담이 마지막입니다.

미중 양측이 시작부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며 시각차를 드러낸 만큼,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이번 회담을 알래스카의 추운 날씨처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도, 회담이 열렸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조심스러운 기대감도 내비쳤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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