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정치부 이민찬, 경제정책산업부 안건우 기자 나왔습니다.
Q. 안 기자, 이 와중에 LH 직원이 “우리라고 투자하지 말라는 법 있냐”는 글을 올려 공분을 샀는데, 내부 분위기가 실제로 억울하다는 분위기인가요?
저도 그 글 봤는데 여론은 싸늘하더군요.
제가 접촉한 30대 LH 평사원은 일개 사원이 상상하긴 어려운 일이라면서 "오래 일하면서 종잣돈 모은 (직원 표현은) '꼰대' 직원들"이라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투기 의혹에 관련된 사람 지금까지 13명인데요. 실제 13명 중 11명이 50대 중후반입니다.
노후 대비하겠다고 투기를 계획했을 수도 있단 얘기죠.
Q. 많은 시민들은 과연 이들이 번 돈을 몰수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많던데요, 국토부는 하겠다지만, 쉽지 않다면서요?
이들이 업무 중에 비밀을 알게 됐는지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을 매수했는지를 입증하는 게 관건입니다.
당연히 업무 연관성이 중요하죠.
이번 사례를 볼까요.
첫번재 쟁점은 이 사람들이 신도시 지정과 개발 계획을 담당하거나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업무를 했느냐인데, 보상 담당이었거든요.
그렇다면 근무지가 광명 시흥쪽 본부여서 담당이고 직무 연관성이 있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쟁점을 교묘하게 피하는 거죠.
물론 몰수가 가능하다고 보는 법조계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택지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사람만 업무 관련성이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법리적 다툼을 통해서 명백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질문]청와대, 여당, 정부 다 연일 강력 대처 한다고 하지만, 진짜 되는 건가 궁금해요?
대처가 제대로 될지는 지켜야봐야겠지만 여권 전체가 총력전을 펴는건 맞습니다.
다음달 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부동산 이슈가 또 터졌으니 다급해졌을 수 있겠지요.
청와대는 강력 대처하겠다는 메시지를 사흘 연속 내고 있고요.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과 장충모 LH 사장 권한대행을 국회로 불러 제대로 하라고 세게 경고까지 했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고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언동은 절대로 되지 않는다. 제가 심할 정도로 매섭게 얘기를 했습니다
[변창흠 / 국토교통부 장관]
어떤 선입견도 갖지말고 철저히 원칙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하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민주당은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들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공직자가 개발 정보를 부당 사용할 경우 투기 이익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물리는 등의 내용입니다.
하지만 입법이란게 늘 그렇듯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 실효성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질문]그러니까요. 앞서 리포트에서 전해드렸지만, 3년 전에 LH 직원 투기 처벌 완화 법안을 내려고 했던 것 보면, 이번엔 믿어도 되나 싶은데요. 그 땐 왜 냈답니까?
해당 법안에 이름을 올린 민주당 의원들에게 물어봤더니 “기억이 안난다”"대표발의한 의원이 잘 알지 나는 잘 모른다”며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작년초에 금융위원회 처음 출입하면서 요즘 어떤 주식 관심있느냐고 물었다가 놀랐습니다.
4급 이상은 주식거래를 아예 할 수 없더라고요.
금융감독원도 비슷해서 직원은 거래 금액과 횟수가 철저히 제한됩니다.
자본시장은 이런데 부동산 시장의 심판인 LH가 선수로 버젓이 뛰는 걸 눈 감아주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상당합니다.
Q. 오늘 보면, 3기 신도시 주민들이 보상 중단을 촉구하는 등, 현 정부 부동산 대책 자체가 흔들 거리는 판이에요?
공공주도 2.4 공급대책이 위기를 맞았죠.
지난달입니다.
집값에 충격을 줄만큼 화끈하게 공급하겠다, 재개발·재건축 모든 과정 공공에 맡겨만 달라고 국토부 장관이 이야기 한 게.
근데 불과 한 달 만에 투기의혹이 불거졌잖아요.
신도시 주민은 물론이고 실수요자들도 뭘 믿고 맏기냐는 반발이 나올 정도로 신뢰가 떨어졌습니다.
[질문]정부는 언제까지 조사를 마치고 수습하겠다는 건가요?
우선 국토부, LH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오는 10일쯤 나올 예정입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7 재보궐선거 전에 최대한 신속하게 하겠다는 건데요.
하지만 시민단체에는 전국 신도시, 택지개발지구에서 유사한 투기 사례가 있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10일 발표에서 투기 의혹에 연루된 직원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 논란은 더 길어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이민찬 기자, 경제정책산업부 안건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