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망 따돌린 치밀한 금은방 도둑…정체는 현직 경찰
[앵커]
지난달, 광주 한 금은방에 침입한 괴한이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CCTV 감시망을 피해 달아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검거에 애를 먹었는데 잡고 보니 놀랍게도 현직 경찰관이었습니다.
정지훈 기자입니다.
[기자]
천을 걷어낸 괴한이 망설임 없이 진열장을 깨뜨리고 손을 뻗칩니다.
자루에 귀금속을 순식간에 담아 달아난 괴한.
범행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겼지만,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신원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범인은 범행 차량의 번호판을 가리고 CCTV가 없거나 드문 시골 마을 등 감시망이 느슨한 곳을 골라 다니며 수사망을 빠져나갔습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곧바로 추적에 나섰지만, 범인의 치밀한 수법에 체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계속된 추적 끝에 범행 20일 만에 검거했는데, 범인은 현직 경찰관 A 경위였습니다.
A 경위는 연차 휴가 중 범행을 벌였고,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출근했습니다.
"아무래도 경찰관이다 보니까 나름대로 (범행)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도둑이 경찰이란 사실에 피해 금은방 주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일반 시민도 아니고 경찰이었다니까 조금 (황당하단) 생각은 들긴 하는데…"
20여 년 경찰에 몸담은 A 경위는 억대의 도박 빚에 시달리던 중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을 자백받은 경찰은 A 경위가 훔쳐 보관하고 있던 2,5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모두 회수했습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한 뒤 A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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