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5도 안팎으로 내려갈 매서운 한파가 더욱 두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닐하우스나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인데요.
찬 바람이 새들어오는 방에서 고장 난 보일러로 버티는데, 코로나19 탓에 후원마저 줄어서 연탄 때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6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 방배동 비닐하우스촌입니다.
벽과 지붕엔 이렇게 비닐과 스티로폼이 겹겹이 쌓여있는데요.
이렇게 해야 집 안으로 들어가는 한기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습니다.
틈새를 꼼꼼히 막았는데도 찬 바람은 스며듭니다.
17년 동안 쓰던 연탄보일러가 고장 난 거실엔 냉기가 가득합니다.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파에 수도관, 보일러 관이 터질까 주민들은 전전긍긍입니다.
[권옥녀 / 전원마을 주민 : 어렸을 적엔 눈 많이 오면 무조건 좋아라, 뛰어다니고 눈이다, 했는데 이젠 눈 많이 오면 걱정이 되는 거예요, 우리 지붕 견딜 수 있을까, 쓰러지진 않겠지….]
일흔이 넘은 할머니는 추위가 심해지면 예전에 다친 다리를 움직이기조차 힘들어집니다.
벽을 뚫고 들어오는 웃풍에도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겨울을 보냅니다.
[전원마을 주민 : 하체가 딱 마비가 되더라고요, 지금도 추우면 밖에 못 나가요, 이불 속에서 살아요. 이제 늙었잖아요, 젊은 것도 아니고….]
동장군이 야속한 건 쪽방촌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자원봉사자가 줄어 후원받은 연탄을 옮길 일손마저 모자랍니다.
감염 우려로 공용목욕탕마저 폐쇄돼 제대로 씻을 곳도 없습니다.
[쪽방촌 주민 : 하루에 세 구멍에 3개씩 들어가, 3개씩 들어가는데 이제 6개만 들어가지, 9개 들어가야 하는데… (추워서) 조끼 같은 거 입고 있지….]
지난해 여름 최장 장마에 집중호우로 고생했던 취약 계층을 덮친 기록적인 한파.
새해에도 계속되는 코로나19 여파 속에 비닐하우스, 쪽방촌 주민들은 단 하루도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YTN 손효정[
[email protecte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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