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0주기…"봉제공은 여전히 기계"
[뉴스리뷰]
[앵커]
내일(13일)은 전태일 열사 50주기입니다.
전태일 열사는 봉제공장 재단사로 일하며,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고 분신했죠.
반세기가 지난 지금, 세상은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정다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견습공 '시다'부터 시작해 34년째 봉제일을 하고 있는 이정기씨.
처음 들어간 공장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월급 떼이고 돈 못 받고 이런 게 주로 많았죠. 부당하다고 생각한 것들은 말로 열거할 수가 없죠. 성추행, 성폭행 비일비재했던 거 같고…"
어린 나이, 그저 '사회가 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평균 연령 56세.
남은 사람도, 노동환경도 모두 그대로입니다.
노동자도 자영업자도 아닌 애매한 신분에, 늘 노동법 바깥에 있습니다.
"성수기 때는 주 90시간을 거의 다 채워요. 비수기가 오면 우리는 사회적인 보장이나 이런 게 전혀 안 돼있잖아요 고용보험도 돼있지 않기 때문에 그걸 다 대비를 해야하는 거죠."
관련 산업 침체로 비수기도 점점 길어지면서, 스스로를 더 옥죌 수밖에 없습니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등 노동법 사각지대에 속한 사람은 여전히 많습니다.
발전소에 혼자 남겨졌던 김용균 씨가 목숨을 잃었고, 라면 하나를 챙겨 다니던 김모군이 구의역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과로로 사망하는 택배기사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분신한 전태일 열사, 반세기가 지났지만 21세기 전태일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연합뉴스TV 정다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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