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식당 문을 닫고, 빚을 갚으려고, 새벽 배달에 나섰던 20대 청년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운전자는 만취한 상태에서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건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차선 도로에 부서진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습니다.
음주 운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겁니다.
배달원을 치고도 150m를 역주행한 승용차는 바퀴가 고장 난 뒤에야 멈췄습니다.
이 사고로 배달원은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견인차 기사]
"피가 너무 많이 나고 다리 쪽이 크게 많이 다쳤어요. 저희가 육안으로 봐도 너무 심각한 거 같아서…"
승용차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0.171%였습니다.
30대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소주 두 병을 마신 뒤 운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24살 배달원은 식당을 운영하다 최근 사정이 어려워져 가게 문을 닫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식당을 차릴 때 생긴 빚을 스스로 갚으려고 시작했는데,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겁니다.
[피해자 황모 씨 고모]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 문제잖아요. 아직 결혼도 안 하고 어린 나이에 다리가 그렇게…집에 손 못 벌리고 자기가 알아서 한 건데."
반복되는 음주 사고에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찰도 신중하게 검토 중입니다.
[송민헌 / 경찰청 차장(지난달 27일)]
"음주측정을 실시해 단속 수치가 나오면 자동으로 시동이 잠기는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다만 음주 운전자로 낙인 찍히는 등 인권 침해 우려가 있고, 개당 200만 원에 이르는 설치와 유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논란이라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취재 : 임채언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