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전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
당시 공동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뭔가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공동성명에서도 "주한미군 현 수준을 유지한다"는 문장이 빠져 여러 해석이 나왔었죠.
바로 그 회의에 참석했던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채널 A에 입장을 밝혔습니다.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지 정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워싱턴에서 김정안 특파원이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한미 안보협의회에서 에스퍼 미 국방장관 옆을 지킨 헬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 담당 차관보 대행.
한반도 정책 등을 총괄하는 헬비 대행은 채널A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내용이 공동성명에서 빠진 이유를 묻자 지난 7월 에스퍼 장관의 답변을 먼저 언급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 미 국방장관]
“주한미군 철수를 지시한 바 없습니다. (그러나) 역동적 병력전개와 같은 새로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계속해서 더 많은 부대들의 역내 순환배치를 추진할 것입니다.”
현 수준 유지를 확약할 수 있냐는 질문엔 "방위공약을 어떻게 이행할지는 고정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방위공백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필요시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점을 공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국 언론과는 첫 인터뷰이기도 한 이번 인터뷰에서 헬비 차관보 대행은 6페이지 분량의 빽빽한 답변을 미국 대선 직전임에도 보내왔습니다.
조 바이든 미 민주당 후보가 한 국내매체에 "주한미군 철수를 위협하며 한국을 갈취하는 식의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기고문을 보내온 시점과도 묘하게 겹칩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미군 감축과 관련해 어떤 논의도 없었다며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예년 문구가 빠진 건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 병력을 융통성 있게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미 대선의 승자가 누구든 한미 동맹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과 함께 내년 한반도 정세 또한 요동칠 것이란 분석입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뉴스 김정안입니다.
영상취재 : 정명환(VJ) 박찬기
영상편집 :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