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 두 번 울린 불량 임시주택…"올겨울 어쩌나"
[앵커]
지난 8월 남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집을 잃은 수재민 수십 명은 아직도 임시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데요.
임시주택이 설계와 달리 엉터리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재민들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겨울이 걱정입니다.
김경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8월 초 집중호우로 집을 잃은 수재민들에게 공급된 임시주택입니다.
수해 피해가 컸던 구례에만 모두 50개 동에 달합니다.
군은 업체 2곳과 1개 동당 3천만 원씩 모두 15억 원의 수의계약을 맺었습니다.
하지만 애초 설계된 것보다 품질이 떨어지거나 값이 싼 자재가 사용됐습니다.
A 업체가 만든 임시주택을 확인해봤습니다.
벽면 일부를 검사한 결과 설계도와 전혀 다른 자재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설계도에서는 각각 5㎝, 10㎝ 두께의 이중 패널 구조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는 샌드위치 패널 1개만 사용했습니다.
설계에 나온 10㎝ 두께의 우레탄 패널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우레탄 패널은 일반 패널보다 단열성 등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비쌉니다.
임시주택의 뼈대 역할을 하는 지지대도 설계도상 'ㄷ자 형강'이 아닌 다른 자재를 구부려 사용했습니다.
모두 납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값싼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기라도 해준다고 하니까 고맙게 여기고 내려왔죠. 여기는 정말 한 번 울리고, 두 번 울리고, 세 번째 울린다는 거는 말이 안 돼."
B 업체가 만든 임시주택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나 벽체가 설계도와 전혀 다르게 시공됐고, 임시주택 전체적으로 부실시공이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수재민은 벌써 겨울이 걱정입니다.
"(지금도) 옷 2개 정도는 껴입고 자요. 이불 덮고. (난방을 해도?) 네. 나쁘게 생각하죠. 이런(수해) 피해도 나타났는데…"
임시주택 납품 업체는 "시간이 촉박해 설계도에 맞는 자재를 구하지 못했다"며 "구례군과 협의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설계 변경 등 공문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구례군은 "협의는 없었다"며 임시주택 50개 동 전체를 조사해 업체에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
[email protected])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