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4년 만에 얻은 금쪽같은 딸과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고 홍성숙 경사.
남편은 이젠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아내를 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홍 경사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남편과 19개월짜리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난 건 지난 8월.
[안치영 / 고 홍성숙 경사 남편 : 거짓말인 줄 알았죠. 처음에는 거짓말인줄 알았고… 시간이 없다, 얼마나 시간이 있느냐고 물어봤는데 길어야 하루, 7시간….]
사고 당시 상태는 위중했고, 이튿날 뇌사 판정을 받았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이어졌지만 남편은 평소 아내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일을 실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안치영 / 고 홍성숙 경사 남편 : 먼저 가면 기증을 할 건지 말 건지 이야기를 했는데, 예전부터 남의 손이 돼주고 눈이 돼주고 심장이 뛸 수 있게 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
13년 동안 경찰로 재직하며, 아이들과 여성 피해자에게 '동네 언니'로 편하고 듬직하게 다가갔던 고 홍성숙 경사.
일주일에 열 번 넘게 학교에 강의하러 가는 등 고된 일을 마다치 않았고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일했습니다.
[홍귀옥 / 고 홍성숙 경사 언니 : 제 동생은 자기 할 일은 확실하게 하는 사람이었어요. 되게 확실한 성격이었어요.]
여러 번 시도 끝에 가진 태명 '희망이' 앞에선 무장해제되는 딸바보 엄마였습니다.
아직 엄마 소식을 모르는 희망이는 아빠 손을 붙잡고 해맑게 웃을 뿐입니다.
가족의 비보 앞에서 장기기증을 결심하기란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어려운 결심을 내린 홍 경사와 가족에게 시민들이 남긴 응원과 애도의 댓글은 2주 만에 3천여 건을 넘어섰습니다.
[김동엽 / 장기기증본부 사무처장 : 부인의 뇌사라는 것이 받아들이시기 어려우셨겠지만 그래도 결단을 통해서 많은 분에게 생명을 전하셨잖아요. 홍성숙 경사님의 사연을 접하신 분들이 나도 그러면 기증을 해야겠다….]
마지막 순간까지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떠난 고 홍성숙 경사.
가족들은 홍 경사가 꼭, 어디선가 살아있는 것만 같다고 멀리서 가족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다고 말합니다.
[안치영 / 고 홍성숙 경사 남편 : 비록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다른 사람의 안에서 숨 쉬고 있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참 잘 살았다 라는 이야기를 아내가 할 수 있는 남자가 되겠습니다.]
취재기자ㅣ손효정
촬영기자ㅣ이규
자막뉴스ㅣ손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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