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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된 지 1년도 안돼서 멍투성이인 채로 숨진 16개월 여자아이.
어제 전해 드린 대로 이미 세 차례나 학대 의심신고가 있었습니다.
학대가 맞다면 3번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입니다.
'아이 몸에 멍자국이 있다' '차 안에 방치 돼있다' '영양실조가 의심된다'
이런 내용의 신고들이었는데, 경찰의 대답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 였습니다.
하지만 숨진 아이의 몸에선 학대 의심 증거로 볼 수 있는 멍과 심한 상처가 가득했습니다.
3주 전에는 소아과 의사가 신고를 했는데, 이때 마저 제대로 못 살핀 것이 특히 아쉽습니다.
장하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이가 숨지기 전 다섯 달 동안 세 번의 학대 의심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이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냐는 점이 가장 의아한 부분입니다.
지난달 23일 소아과 원장이 3차 학대 의심 신고를 했을때도, 경찰은 원장에게 신고 이유를 묻는데 그쳤고,
3주 뒤 아이가 응급실에 실려와 사망한 다음 날에서야,
소아과 원장을 다시 찾아가 3차 신고 당시 상황을 재확인한 정도였습니다.
[○○소아과 원장(어제)]
"어제(14일) 처음으로 경찰이 와서 물어봐서 저는 그제서야 (아이 사망 사실을) 알았어요."
3차 신고 당일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 해당 가정의 상황을 주 1회 확인해보라고 하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그리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이 2주 동안 진행한 두 차례 상담전화에서,
아이의 양부는 "아이 상태가 낫고 있다" "열이 있어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5일 뒤, 아기는 멍투성이로 사망했습니다.
이 사건은 국회 국감장에서도 경찰의 부실한 대응에 대한 질타로 이어졌습니다.
[서범수 / 국민의힘 의원(어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수사의뢰를 2번이나 했고, 112신고도 왔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경찰이 놓쳐버렸어요.”
[장하연 / 서울지방경찰청장(어제)]
“네, 팩트는 보고 받았습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경찰은 학대 신고 4건 가운데 1건을 피해 사실이 불분명하다며 학대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감에서까지 경찰 부실수사 논란이 일자, 경찰은 어젯밤 특별조사팀을 꾸려 이 사건을 전면 재수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별조사팀은 학대 의심 신고 세 건이 규정에 맞게 처리됐는지,
경찰 초기 수사가 부실했던 정황이 있는 지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채널A 뉴스 장하얀입니다.
[email protected] 영상편집: 구혜정